7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 전달 대비 '반토막'매수우위지수는 분양가상한제 이후 하락세 전환전문가 "분양가상한제 이후에도 집값 불안정"
  • ▲ 지역별 매수우위지수 주간추이.ⓒKB부동산 리브온
    ▲ 지역별 매수우위지수 주간추이.ⓒKB부동산 리브온

    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도입 여파로 주택 거래량이 전달 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줄어들며 한산한 모습이다.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시세 대비 저렴한 '로또아파트' 대기수요가 커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당분간 '거래절벽' 현상이 지속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어 서울 주택매매시장의 심리 지수 역시 하락하고 있다.

    21일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전체 아파트 거래량은 전달(6490건) 대비 40% 이상 줄어든 3897건에 그쳤다.

    특히 분양가상한제 영향이 큰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의 거래량 감소는 더 심한 편이다. 같은 기간 강남구는 541건에서 239건으로, 서초구는 313건에서 189건으로 송파구는 686건에서 243건으로 각각 급감했다.

    전문가들은 빠르면 10월부터 시행되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앞두고 매수자들이 관망세를 보이면서 주택 수요가 줄어든 탓으로 풀이했다. 다만 거래량은 줄어든 반면 가격은 크게 하락하지 않고 있다.

    함영진 직방 미디어랩장은 "정부의 추가 부동산 규제책을 관망하던 수요가 거래량 하락을 이끌어 낸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매도자 우위 시장의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리는 과정에서 가격은 오르고 거래량은 빠지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분양가상한제 발표 이후 서울 아파트 가격은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분양가상한제가 발표된 직후인 8월 셋째주(12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가격은 전주보다 0.09% 올랐다. 상승폭은 전주 0.11%보다 둔화됐지만 9주째 상승세다.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돼도 집값 상승을 막지 못할 것으로 보고 매도자들이 호가를 올리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오히려 투자자들은 재건축·재개발 등 새 아파트 공급이 줄면서 기존 아파트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것이다.

    황재현 KB부동산플랫폼부 부동산정보팀장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경고에 시장 심리지수가 하락세로 돌아섰으나 가격에 반영되는 시점을 좀 더 기다려 봐야 하는 등 기대감도 작용하고 있다"면서 "강동구와 영등포구를 필두로 몇몇 구의 아파트값은 상대적으로 약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서울 주택매매시장의 심리 지수는 분양가상한제 영향으로 하락세로 전환했다.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서울의 매수우위지수는 82.7을 기록하며 전주(83.3)보다 0.06포인트 줄었다. 8월부터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매수우위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100보다 높으면 매수자가 많음을, 100보다 낮으면 매도자가 많음을 의미한다. 즉 분양가상한제 발표 이후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의미다.

    업계 한 전문가는 "매도자들은 오른 호가를 고수하는 모습이지만 일부 단지에서 간간히 시세보다 낮은 수준의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면서 "본격적으로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이후 집값은 또다시 불안정한 흐름을 보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