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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제약사의 올해 상반기 실적은 대체로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제약사들은 매출 저조, 영업이익 감소 등 성장성 악화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R&D) 투자는 지속할 방침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상위제약사의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저조하고 영업이익이 대부분 감소하는 등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업계 1위인 유한양행과 2위인 GC녹십자의 영업이익이 대폭 감소했다.
업계 선두인 유한양행의 상반기 실적(이하 모두 별도 기준)은 매우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한양행의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1% 감소한 6975억 5500만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3.3%나 급감한 132억 6000만원에 불과했다.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8.1% 급감한 4억 4400만원을 기록한 영향으로 보인다. 이처럼 2분기에 유한양행의 영업이익이 대폭 감소한 이유는 신사업과 연구개발(R&D)에 투자하는 비용이 150억원 가량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GC녹십자도 올 상반기 실적이 부진했다. GC녹십자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5379억 2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 줄고 영업이익은 181억 9900만원으로 17.1% 감소했다.
GC녹십자는 1분기 개별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97.6% 감소한 2억 9100만원을 기록해 어닝 쇼크를 기록한 바 있다. 회사 측은 원가 상승 등 일시적인 요인으로 인한 실적 부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종근당은 올 상반기 매출이 10%가량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줄었다. 종근당의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8% 증가한 5002억 9000만원, 영업이익은 5.6% 감소한 357억 1300만원으로 집계됐다.
종근당이 창립 이래 최초로 상반기 매출액 5000억원을 돌파하면서 연매출 1조원 달성도 순조로울 것으로 전망된다. 유산균 제품 판매 증가, 주요 블록버스터 도입 등의 영향으로 매출이 증가한 덕분이다.
동아에스티도 올 상반기 매출이 소폭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다소 줄었다.
동아에스티는 상반기 매출액이 2942억 26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늘고 영업이익이 303억 7300만원으로 0.9% 줄었다. 동아에스티는 지난해 1월 미국 뉴로보에 치매치료제 'DA-9803'을 양도하고 받은 1회성 기술양도금 등에 따른 역기저효과 영향으로 2분기 영업이익이 급감한 바 있다.
반면, 대웅제약과 한미약품은 올 상반기에 호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한미약품은 세 번째 기술수출 권리 반환이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대웅제약은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의 미국 진출 영향으로 올 상반기 매출액은 물론이고 영업이익이 대폭 증가했다. 대웅제약의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5% 증가한 5015억 7800만원, 영업이익은 51.3% 급증한 272억 9100만원으로 집계됐다.
한미약품은 얀센에 1조원 규모로 기술수출했던 비만·당뇨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권리가 반환됐음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매출액,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한미약품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2% 증가한 4203억 5600만원, 영업이익은 5.1% 늘어난 251억 2200만원으로 확인됐다. 전문의약품 부문의 성장과 함께 지난 6월 사노피와 체결한 공동연구비 감액 수정계약의 영향이 반영된 것이 영업이익 개선에 도움이 됐다.
상위제약사들은 수익성 악화 등 불리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R&D) 투자는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유한양행은 올 상반기 R&D에 전년 동기 대비 40.2% 증가한 691억원을 투입했다. GC녹십자는 16.0% 증가한 712억원, 종근당은 25.5% 증가한 628억원을 R&D에 투자했다. 대웅제약도 전년 동기 대비 12.7% 늘어난 665억원을 R&D에 투자했다.
한미약품은 올해 상반기에만 R&D에 1000억원 넘게 투자해 눈길을 끌었다. 한미약품은 R&D에 전년 대비 7.0% 증가한 1021억원을 R&D 비용으로 사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잇단 악재로 이어지고 있지만, 상위제약사들은 지속적인 R&D 투자를 통해 어려움을 극복해나갈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부터는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