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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젠 쇼크' 등 연일 악재가 이어지면서 메디톡스의 시가총액이 떨어진 사이 휴젤이 바짝 추격하고 있다. 일각에선 양사의 시총이 역전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메디톡스의 시가총액은 2조 1557억원, 휴젤은 1조 9157억원으로 각각 코스닥 시총 순위 6위, 8위를 기록했다.
이날 오후 3시3분 기준으로 양사의 시가총액은 2400억원 가량 차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20일에는 메디톡스 시총이 2조 760억원, 휴젤의 시총이 2조 514억원으로 양사의 시총 격차가 24억61949원으로 바짝 좁혀졌었다. 이달 들어 메디톡스는 코스닥 시총 순위 6위, 휴젤이 7~8위를 오가면서 바짝 따라잡고 있는 형국이다.
1년 전인 지난해 8월23일까지만 해도 메디톡스는 3조 5365억원, 휴젤은 1조 7890억원으로 양사의 시총은 2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코스닥 시총 순위도 메디톡스가 6위, 휴젤이 17위로 격차가 확연했었다.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톡신 대장주 지위가 흔들리고 있는 셈이다.
이는 연초부터 불거진 보툴리눔 톡신 균주 논쟁이 재점화되고 인보사 사태, 신라젠 쇼크 등 외부적 요인까지 겹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로 인한 바이오주(株) 하락세에도 휴젤은 비교적 선방하면서 시총이 큰 폭으로 떨어진 메디톡스와의 격차를 차츰 줄여나갔다.
업계 관계자는 "휴젤의 시총이 특별히 올랐다기보다는 외부 악재로 인해서 에이치엘비, 신라젠의 시총이 급감하면서 순위가 올라간 면도 있다"며 "요즘은 기존의 위치를 지키는 것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메디톡스의 2분기 영업이익이 반토막나면서 지난 16일 주가가 장중 한때 10.25%까지 급락한 바 있다.
메디톡스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9.3% 감소한 112억 5345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인 242억원에 크게 못 미치는 '어닝 쇼크' 수준이다.
메디톡스의 영업이익 급감은 화장품 유통기업 인수로 인한 매출원가(22억원) 증가와 보툴리눔 톡신 균주와 관련된 소송비용(45억원) 반영 등으로 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이러한 비용이 지속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특히 대웅제약과의 소송이 이어지면서 올 하반기 영업이익률은 지난해에 비해 상당히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디톡스의 하반기 매출은 좋아지겠지만 수익성 훼손을 불가피하다"며 "전반적인 비용 증가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3분기 영업이익 증가율은 4%에 그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반면, 휴젤은 2분기 영업이익이 159억 7200만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감소하는 데 그쳤다. 다소 아쉬운 실적이긴 하지만 분기 매출 500억원을 넘어서며 역대 2분기 중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휴젤이 메디톡스의 시총을 역전할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최근 양사의 시총 순위가 뒤바뀐 적도 있다.
지난 5일에는 '신라젠 쇼크'의 여파로 메디톡스와 휴젤의 시총 순위가 각각 코스닥 8위와 6위로 역전되기도 했다. 이날 메디톡스의 시총은 1조 8463억원으로 전거래일 대비 19.07%에 해당하는 4349억 6873만원의 시총이 증발했다. 같은 기간 휴젤의 시총은 2.58%(511억 5370만원) 감소한 1조 9324억원으로 비교적 선방하면서 코스닥 시총 순위가 올라갔다.
업계 관계자는 "일시적 영향으로 인한 시총 순위 역전이었지만, 메디톡스가 지속적으로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인다면 휴젤이 (시총을) 역전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향후 양사 시총의 흐름에는 중국 시판 허가 여부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메디톡스는 올 하반기 보툴리눔 톡신 제제 '메디톡신(수출명 뉴로녹스)'의 중국 시판 허가를 앞두고 있다. 메디톡스는 지난해 2월 메디톡신의 중국 시판 허가 신청을 냈으나 아직 허가를 받지 못했다. 메디톡신의 중국 허가 예상 날짜는 지난 7월29일에서 올 3분기로 다소 지연됐다.
휴젤도 이르면 내년 초 자사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보툴렉스'의 중국 허가를 취득할 예정이다. 휴젤은 지난 4월 중국에 보툴렉스의 품목허가신청서(BLA)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보툴렉스는 내년 1분기 내에는 품목허가를 받고, 중국 론칭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