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깜짝 인하 후 이번엔 동결 관측日규제·무역 분쟁에 경제여건은 나빠져
  • ▲ 이주열 총재 ⓒ한국은행
    ▲ 이주열 총재 ⓒ한국은행
    한국은행이 30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한국경제를 둘러싼 경제 여건이 일본과 무역 분쟁 및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며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어 10∼11월 중에는 금리를 추가로 내릴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다.

    25일 한은에 따르면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30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정한다.

    앞서 한은은 지난달 18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2%로 0.3%포인트(p) 낮추면서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전격 인하했다.

    금리인하 후 한 달여 기간 대내외 경제에 부정적인 요인이 더 커진 점을 고려하면 연내 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여지는 큰 상황이다.

    한은은 지난 22일 국회에 제출한 현안보고 자료에서 "일본 수출규제가 우리 경제에 미친 영향은 아직 제한적"이라면서도 "앞으로 상황이 악화해 소재·부품 조달에 애로가 발생할 경우 관세 인상과 같은 가격 규제보다도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 이후 한일 갈등 관련 경제 불확실성은 한층 커진 상황이다.

    미국이 이달 초 중국산 수입품에 10% 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미중 무역전쟁도 쉽게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수출은 이달(1∼20일) 들어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부진을 지속했다. 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달까지 7개월 연속 0%대로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앞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국회 현안보고에서 "거시경제 여건이 아주 악화해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을 때는 당연히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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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정책금리 인하에 나선 점도 한은이 추가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란 관측에 무게를 더한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7월 이후 미국 등 전 세계 주요 30개국 가운데 15개국이 정책금리를 인하했다.

    최성락·안남기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경기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인하에 동참하는 국가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2008년 금융위기 이래 가장 광범위한 통화정책 완화 사이클이 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채권시장도 기준금리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22일 기준 연 1.13%로, 기준금리(연 1.50%)를 하회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가 적어도 한 차례(0.25%p) 이상 있을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크다는 데 동의하면서도 인하 시기는 이달보다 10월 이후가 될 것이란 데 무게를 둔다. 이달 이후 연내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는 10월 17일, 11월 29일 등 두차례 남았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표나 금융시장 여건이 지난달 금리 결정 때보다 더 나빠졌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 속도가 시장 기대만큼 빠르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어 금통위도 결정에 시간을 두려 할 것"이라며 "이달보다는 10월 인하가 더 유력해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한은이 경기 부양을 위해 시장 기대에 앞서 이달 전격적으로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은으로선 연속 금리인하에 부담이 있는 게 사실이지만 엄중한 경제 여건을 고려해 이달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