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정기예금 금리 2%대 그쳐 … 4%대 여전채 완판
-
- ▲ ⓒ연합뉴스
연 3%를 밑도는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에 개인 자금이 채권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달 들어 여전채 등 기타금융채에만 1조6000억원 가까운 자금이 몰리며, 연 4%대 수익을 좇는 '채권 개미'가 빠르게 늘어나는 모습이다.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들어 개인투자자의 여전채 등 기타금융채 순매수액은 1조 599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순매수액인 4310억원과 비교해 무려 4배 가까이 폭증한 규모다.개인들의 폭발적인 매수세에 여전사들도 앞다퉈 채권 발행을 늘리고 있다. 3월 한 달간 여전채 전체 발행 규모는 8조 7237억원을 기록했다. 만기가 돌아온 빚을 갚고도 새로 더 발행한 금액을 의미하는 순발행액 역시 2조 3843억원에 달해 전월 순상환(-1조2350억원) 기조에서 대규모 순발행으로 완전히 돌아섰다.개인들이 채권시장으로 몰려드는 이유는 단연 은행 정기예금 대비 압도적인 금리 경쟁력이다. 현재 5대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최고 연 3%에도 미치지 못한다. 반면 이날 증권사 장외 채권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매물을 살펴보면 만기까지 약 11개월 남은 애큐온캐피탈(신용등급 A0)에 투자할 경우 연 4.09%대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해당 상품보다 만기가 길지만 엠지캐피탈(A0)과 DB생명보험(AA-)상품에도 각각 연 4.64%와 연 4.63%의 높은 금리가 적용된다.이러한 금리 격차는 실제 수익에서 큰 차이를 낸다. 1년 동안 5000만원을 굴린다고 가정할 때, 연 2.9%예금의 세후 이자는 약 122만원이지만 연 4.09%채권에 투자하면 세후 약 173만원을 쥐게 된다. 약 51만원의 실수령액 차이가 발생하는 데다 향후 시장 금리가 더 떨어질 경우 채권을 매각해 쏠쏠한 차익까지 노릴 수 있어 투자 매력도를 극대화할 수 있다.개별 채권 투자가 어려운 투자자들은 크레딧 채권형 ETF나 만기매칭형 ETF를 통한 간접 투자에 나서고 있다. 국고채 금리가 3%대 초반까지 떨어지자 이자를 더 얹어주는 우량 크레딧 ETF로 뭉칫돈이 몰리는 모습이다.코스콤 ETF CHECK에 따르면 최근 1주일 사이 자금 유입 상위 10개 ETF 가운데 무려 4개가 단기 채권 상품이었다. 이 기간 'KODEX 머니마켓액티브(2958억)',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1510억원)', 'TIGER 단기통안채(1219억원)', 'RISE 머니마켓액티브(1190억원)' 등으로 자금이 들어갔다. 'KODEX 단기채권PLUS'에도 1092억원이 유입되며 11위에 올랐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는 구간에서 가격 변동성이 적고 원금 손실 위험이 낮은 단기채 ETF가 현금성 자산을 대체하는 파킹형 수단으로 떠오른 것이다.여전사들이 이처럼 높은 이자를 감수하면서까지 적극적으로 채권을 찍어내는 배경에는 만기 폭탄이 자리하고 있다. 수신(예금) 기능이 없는 여전사들은 오직 시장에서 채권을 발행해서만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데 연내 만기가 돌아오는 카드채 등 여전채 규모는 18조원을 넘어선다. 앞서 레고랜드 사태 당시 자금줄이 마르자 연 5~6%대의 고금리로 급하게 발행했던 3년물 채권들의 상환 시기가 도래하면서 차환 압박이 커지고 있다.이에 따라 금융권 전문가들은 4%대 높은 이자의 이면에는 그만큼의 위험도 깔려 있다고 경고한다. 개별 회사의 부동산 PF 위험 노출액(익스포저)과 최근 신용등급을 꼼꼼히 따지는 '옥석 가리기'가 필수적이라는 조언이다.이러한 우려는 이미 신용등급 강등 릴레이로 현실화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 주요 신용평가사들은 자산건전성 저하와 부동산 PF 부실 우려를 이유로 롯데캐피탈, 농심캐피탈, 에코캐피탈 등 중소형 캐피탈사들의 신용등급 전망을 줄줄이 하향 조정한 바 있다.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 매수세에도 불구하고 유통 물량이 많아 시장 흐름을 민감하게 반영하는 여전채를 중심으로 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