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한도 1억씩 줄었는데 … 서울 아파트 15억, 전세 6억 '격차 확대'외곽 비아파트로 벗어났지만 매물 줄고 월세화 가속
  • ▲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 연합뉴스
    ▲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 연합뉴스
    무주택 서민을 위한 디딤돌·버팀목 대출 한도가 줄어들면서 '서울 진입' 자체가 막히고 있다. 대출로 끌어올 수 있는 자금이 줄어든 데다, 대체지로 몰린 빌라 시장마저 매물이 급감하면서 청년·신혼부부의 주거 선택지가 빠르게 좁아지는 모습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6·27 대책을 통해 수도권·규제지역 내 생애최초 주택 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의 담보인정비율(LTV)을 80%에서 70%로 강화했고 이를 정책대출에도 적용했다. 생애최초 디딤돌 대출 한도는 3억원에서 2억4000만원으로, 일반 디딤돌 대출 한도는 2억5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신생아 특례대출은 5억원에서 4억원으로 깎였다. 

    청년층이 1억원을 모았고 정책 상품 중 가장 대출 폭이 큰 신생아 특례대출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가용 예산은 5억원 남짓에 불과해, 서울 아파트 진입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서울 중소형 아파트(전용 60~85㎡)의 평균 매매 가격은 15억1022만원을 기록했다. 전세 가격 역시 6억1491만 원에 달해 정책대출로는 아파트 전셋집조차 구하기 힘든 실정이다. 

    아파트 시장에서 밀려난 2030 임차 수요는 연립·다세대 등 비아파트로 대거 유입되고 있다. 전세 사기 여파로 보증금을 떼일 염려가 없는 월세 선호가 겹치면서 국토교통부 통계 기준 지난 2월 비아파트의 월세 비중은 79.7%까지 치솟았다. 이는 지난해(74.8%) 대비 4.9%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문제는 증가하는 수요를 받아낼 비아파트 공급이 사실상 멈춰 섰다는 점이다. 20일 국토교통부 주택 유형별 준공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 준공된 연립·다세대·다가구 주택은 4858가구에 그쳤다. 통상 연간 2만~3만 가구 이상 꾸준히 공급되던 과거와 비교하면 크게 쪼그라든 수준이다. 

    공급 절벽 속 수요 쏠림은 매물 품귀로 이어졌다. 국토부와 한국경제 보도 등에 따르면 3월 기준 서울 연립·다가구주택과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월세 물건은 2만5765개로 1년 전(3만3014개)에 비해 22.0%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세 물건은 1만7891개에서 1만3084개로 26.9% 줄어들었다.

    청년과 신혼부부 수요가 많이 몰리는 서울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는 이러한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다. 도봉구의 비아파트 월세 매물은 1년 새 45.7% 급감했고, 강동구(-43.0%), 중구(-41.3%), 성북구(-31.5%), 양천구(-29.0%) 등도 매물이 대폭 감소했다. 아파트를 포기하고 외곽 빌라촌으로 밀려났지만, 외곽조차도 매물이 크게 줄어드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가계부채 관리라는 당국의 방향성은 이해하지만 획일적인 대출 규제의 부작용에 대해 우려했다. 한 부동산 업계 전문가는 "가계빚 관리와 투기 수요 억제라는 방향성은 공감하면서도 무주택 서민의 자금줄인 정책대출까지 대폭 옥죄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청년, 신혼부부, 신생아 출산 가구 등 실수요자들에게는 내 집 마련의 기회를 열어두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