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진 원가율 부담, 영업이익 개선 숙제동남아 등 해외 신규 수준 통한 경영신적 개선 기대
  • ▲ 서울 종로구 소재 현대엔지니어링 본사. ⓒ성재용 기자
    ▲ 서울 종로구 소재 현대엔지니어링 본사. ⓒ성재용 기자

    현대엔지니어링이 부진한 영업성적을 이어갔다. 해외 플랜트 부문에서의 원가율 상승으로 인해 수익성이 저하된 것으로 풀이된다. '화공플랜트 전문가'인 김창학 사장이 대표이사로 자리한 이후 부문 매출과 총이익은 늘어나고 있지만, 신규수주는 줄어들고 있다. 관련 먹거리 발굴이 시급한 상황이다.

    28일 반기보고서 분석 결과 현대ENG는 연결 기준 상반기 매출 3조3842억원, 영업이익 2000억원의 영업성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매출(2조9041억원)은 16.5%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2142억원)은 6.63% 줄어들었다.

    매출액이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감소하면서 영업이익률은 7.37%에서 5.91%로 1.46%p 떨어졌다. 2017년 상반기 8.61% 이후 2년 연속 하락세다.

    높아진 원가율이 영업성적 침체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상반기 기준 2017년 85.3%에서 지난해 86.4%, 올해 89.1%로 2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뿐만 아니라 시공능력평가 상위 9개사 평균 원가율이 88.3%인 점을 감안하면 경쟁사에 비해서도 비교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판관비율(매출액 대비 판관비 비율)을 6%대에서 4.93%로 낮추면서 수익성 제고에 나섰지만, 여의치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권기혁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준공이 임박한 일부 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 지역 화공 및 전력 플랜트 프로젝트에서 예정원가율이 상승했다"며 "과거 예정원가 조정 원인, 공사 진행 단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1분기 기준 추가손실 우려가 있는 프로젝트 공사 잔량은 약 40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다만 현안 프로젝트 잔액이 착공 수주잔고의 3% 수준에 불과해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전체 손익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 ▲ 투르크메니스탄 '에탄 크래커 및 폴리에틸렌·폴리프로필렌 생산플랜트. ⓒ현대엔지니어링
    ▲ 투르크메니스탄 '에탄 크래커 및 폴리에틸렌·폴리프로필렌 생산플랜트. ⓒ현대엔지니어링

    문제는 앞으로다. 수주잔액(24조원)이 8% 이상 줄어들면서 일감 부족에 시달릴 수 있다. 같은 기간 대형건설 9개사는 평균 2%가량 줄어드는데 그쳤다. 또 개발사업 등을 위한 보유용지 규모(3015억원)도 16% 감소하면서 먹거리 고갈을 부채질하고 있다.

    앞서 현대ENG는 3월 '화공플랜트 전문가'인 김창학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당시 현대자동차그룹은 "화공플랜트·엔지니어링 전문가로 신규 사업을 발굴하고 조직을 혁신할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실제 김 사장은 1989년 현대ENG 화공플랜트사업본부로 입사한 이래 30년을 화공 부문에서 근무했다. 2010년 임원이 된 이후 화공코스트 P&M실장(상무), 화공수행사업부장(전무), 화공플랜트사업본부장(부사장) 등을 지냈다.

    자연스럽게 화공·전력·인프라 부문에 힘이 실리게 됐다. 전체 매출에서 부문 매출 비중이 직전 3년 평균 48.1%에서 52.1%로 늘어났고, 매출 증가에 따라 매출총이익도 48.2%에서 60.2%로 뛰었다.

    하지만 상반기 기준 신규 해외수주액이 2017년 36억달러에서 지난해 15억달러, 올해 12억달러로 지속 감소하면서 수주잔액도 같은 기간 20조원에서 14조원으로 29.0% 감소했다. 해당 부문의 경우 해외 매출 비중이 88.9%에 달하는 만큼 먹거리 부족으로 성장성이 저해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대형 9개사 가운데 지난해 상반기 대비 해외 수주잔액이 현대건설(-32.4%)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대로 국내 매출 비중이 85.9%인 건축·주택 부문의 수주잔액은 같은 기간 7조원에서 10조원으로 뛰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부동산 전방위 옥죄기 등으로 국내 주택경기가 불안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주택 부문 수주 증가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배영찬 한국기업평가 전문위원은 "국내 주택경기가 둔화되고 있고 해외 부문의 어려운 수주여건도 지속되고 있다"며 "해외수주 물량의 채산성 확보 여부와 함께 주택사업 및 해외사업의 위험관리 수준에 대해 지속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