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워진 증시 전망에 영업군 채용 대폭 줄어지점 통폐합·비대면 온라인 거래 활성화 영향AI·핀테크 시대 IT인력 보강은 점진적 증가세
  • 증권업계 채용문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증시 부진에 겹쳐 영업력 기반의 리테일 부문 채용이 줄어든 영향으로, 지점영업 인력 채용 대신 IT 인력 강화는 눈에 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중 하반기 채용 계획을 내놓지 않았거나 채용 절차를 시작한 곳 가운데서도 예년에 비해 채용 규모를 늘린 곳은 없다.

    업계는 하반기 상위 10대 증권사 공채 인원이 300명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중 한국투자증권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100여명 규모로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을 진행하고, 미래에셋대우, KB증권, 삼성증권이 각각 50~70명 채용을 계획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나머지 대형사들의 채용규모는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어든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하반기 채용에 소극적인 이유는 하반기 시작 직후 투심이 냉각돼 자산운용 수익이나 주식거래 수수료 수익 등이 부진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영업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져 하반기에 이어 내년까지 실적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고용을 쉽게 결정하기는 어려운 문제"라며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으로 일자리 확대에 대한 전망도 나왔지만 시행 전과 비교해 크게 업무량이나 강도가 달라진 것도 없다"고 말했다.

    전국 지점들의 통폐합이 여전히 진행되면서 리테일 영업환경 역시 줄어든 점도 채용을 늘리지 못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증권사 전체 지점 수는 1천개를 간신히 넘는 1062개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말 1116곳에 비해 54곳 줄었고, 2009년 상반기 1811곳에 비해서는 40% 이상 감소한 수준이다.

    지점의 감소는 지점간 통합,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의 은증 협업(복합점포), 온라인 거래 활성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인력에 대한 필요성은 감소하게 됐고, 영업인력들의 자리가 줄어들게 됐다.

    다만 디지털, IT 부문의 인력채용은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비대면 거래가 자리를 잡았고, 투자 역시 AI가 대체하는 시대가 가까워지면서 해당분야에 대한 전문가들의 영입은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증권업은 사람이 재산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디지털이 혁신을 주도하면서 업무의 효율화와 전문성이 요구되면서 오프라인 영업보다는 디지털(IT 부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증권업에서 오프라인 영업과 디지털의 성격과 업무영역이 상반되는 만큼 당분간은 두 부문의 일자리를 동시에 늘리기는 어려움이 있고, IT·보안·핀테크 분야에 대한 인력 채용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