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기준 코스닥벤처펀드 12종 설정액 4875억 수준규제 속 약세장서 수익률 하락 방어 못하고 인기 하락최대 ‘300만원’ 세제혜택도 일반 투자자들은 ‘무관심’
  • ▲ ⓒ 연합뉴스
    ▲ ⓒ 연합뉴스
    정부의 야심찬 기대를 등에 업고 출범한 코스닥벤처펀드가 올 들어 시장 약세로 인기가 주춤하더니 급기야 설정액이 5000억원 이하로 줄어들었다.

    11일 기업분석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공모형 코스닥벤처펀드 12종의 합계 설정액은 4875억7100만원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가장 많은 자금이 투입된 ‘KTB코스닥벤처펀드 A클래스’도 1234억원의 설정액만이 남은 상태다.

    코스닥벤처펀드는 지난해 4월 정부가 ‘코스닥 살리기’의 일환으로 출범시킨 대표적 ‘관제 펀드’다. 펀드 재산의 50% 이상을 벤처기업 또는 벤처기업 해제 후 7년 이내의 코스닥 상장 중소기업 주식에 투자해야 한다. 

    상품은 출시 3개월 만에 설정액이 3조원을 넘기는 등 돌풍을 일으키면서 운용업계에서도 잇따라 상품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후 코스닥 시장이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이면서 환매가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등 규모가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실제 11일 현재 코스닥벤처펀드의 연 초 이후 수익률을 살펴보면 ‘브레인코스닥펀드’, ‘에셋원공모주코스닥벤처펀드’ 를 제외한 나머지 상품들이 대부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실정이다.

    출시 초기 코스닥벤처펀드 인기의 동력은 ‘세제 혜택’ 이었다. 모든 코스닥벤처펀드 총 투자금액 중 3000만원까지에 대해서는 10%의 소득공제 혜택이 제공돼, 최대 300만원의 세제혜택이 주어지는 것이 이점으로 작용했다.

    과거 출시됐던 비과세 해외주식형 펀드 등을 비롯한 수많은 소득공제 상품들이 일몰을 맞아 사라지면서 시장에서는 유일한 소득공제 상품으로 사랑받았다.

    또 코스닥 신규상장 공모주식의 30% 우선배정 혜택을 줘 기업공개 시 공모주 투자에 유리하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국민 자산 증식’이라는 당국의 본래 목적과 다르게 시간이 지날수록 코스닥벤처펀드는 공모형이 아닌 사모형으로 지나치게 자금이 쏠리는 현상이 일어났다. 

    상대적으로 투자 방식에 구애받지 않아 수익률을 상대적으로 잘 지켜낸 사모형에 비해 벤처주 의무투자기간이 6개월에서 9개월로 연장된 공모펀드의 수익률이 약세장에서 수익률 하락을 방어하지 못하면서 인기도 하락한 것이다.

    세제혜택 역시 ‘비(非)자산가’ 투자자들에게는 큰 매력으로 작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자산이 많지 않은 일반 투자자들은 세제혜택보다 수익률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크다”며 “각종 관제 상품들이 세제혜택을 내세우며 초반에는 인기몰이를 하지만 오래가지 못하는 이유가 투자자들의 요구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점이 크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