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지원·중소형株 기대감 업고 열흘만에 자금유입 1조 돌파공모주 거품 경고등·코스닥시장 외면 사모펀드만 자금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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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닥 벤처펀드가 출시 후 9일 만에 판매액 1조원을 넘어섰다.

     

    정책적 인센티브와 중소형주에 대한 기대감이 겹치며 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지만 거품 우려와 함께 사모펀드만을 위한 시장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닥벤처펀드는 지난 5일 출시 이후 열흘 만인 16일 기준 설정액 1조원을 돌파해 현재 운용규모는 1조3000억원을 넘어섰다.


    시장은 300만원 소득공제와 공모주 30% 우선 배정이라는 매력을 바탕으로 자금유입속도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코스닥벤처펀드의 초반 기세는 코스닥시장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실제 지난 4일 862.51로 마감한 코스닥지수는 24일 873.61로 마감하며 1% 이상 상승했다.


    미국 등 글로벌증시 악재가 반영되기 직전인 지난주(20일)까지를 기준으로는 상승률이 3%가 넘는다.


    정부와 당국 역시 코스닥벤처펀드에 대한 육성의지를 지속적으로 보이고 있고, 소득공제 등 실질적 혜택이 이어질 경우 시장이 빠른 속도로 안착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진다.


    반면 매력도에 비해 투자에 대한 위험부담이 높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우선 코스닥벤처펀드의 추가 출시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면 수익률이 기대에 못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 20일 공모형 펀드의 소프트클로징(잠정 판매중단)을 실시한 KTB자산운용은 "고객 수익률 관리와 벤처 자산의 편입비율 준수를 위한 적정규모를 3000억원 수준으로 판단해 판매 일시 중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KTB코스닥벤처펀드는 출시 9영업일만에 판매액 3546억원을 기록했다.


    또 물량확보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운용사들이 공모가격을 높게 부르면 자연스럽게 거품이 낄 우려도 있다.


    코스닥벤처펀드는 운용자산의 15%를 벤처기업의 신주에 투자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운용사들은 이 요건을 공모주 배정물량으로 맞추고 있다.


    최근 IPO 시장 활성화가 이어지고 있어 당장은 큰 문제가 없지만 IPO 시장이 침체될 경우 공모주를 통한 신주 요건을 채우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운용사들이 앞다퉈 IPO 물량을 선점하기 위해 가격경쟁이 일어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개별 펀드들이 경쟁적으로 공모주 물량 확보에 나서면 수요예측의 의미가 없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스닥 벤처펀드의 경쟁으로 IPO 기업들의 공모가가 높아지면 해당 기업의 상장 후 주가 상승률은 낮아질 수 밖에 없고, 적정가격 이상으로 공모가가 결정될 경우 오히려 상장 후 주가가 급락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출시 초반 흥행이 고액자산가 위주의 사모펀드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큰손들이 시장을 쥐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펀드 출시 약 보름 만에 1조3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몰렸지만 투자주체를 보면 최소 가입금액 1억원 이상인 사모펀드로의 쏠림 현상이 두드러진다는 것.


    실제 22일 기준 코스닥벤처펀드 가입규모에서 사모펀드를 통한 유입자금은 1조원에 달하는 9967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민들에게 새로운 상품으로 이익을 나눠주기 위해 출발한 국민펀드가 소수의 고액자산가를 위한 시장으로 변질될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


    사모펀드는 비상장 주식, 코스닥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같은 메자닌에 집중 투자해 코스닥벤처펀드로의 자금유입은 늘었지만 실질적으로 코스닥시장에는 자금이 거의 들어오지 않는다.


    이에 따라 당국은 코스닥시장으로 돈이 풀리도록 만들기 위해 보완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구체적 방안과 그에 따른 효과를 예상하기에는 아직 이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