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하락·역마진 우려에도 마케팅 지속활력 잃은 증시에 갈곳 없는 대기자금 유치전만기 후 다른 금융상품 판매 연계 수단 활용
  • 증권업계가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역마진 우려에도 불구하고 RP(환매조건부채권) 특판에 공을 들이고 있다.

    RP를 통해 단기 조달한 자금을 다른 채권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동시에 신규고객 확보를 위한 마케팅 전략으로도 RP특판이 사용된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이 저금리 기조속 고금리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요구를 반영해 RP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증권의 경우 신규 및 휴면 고객들 대상으로 연 3.0% 특판을 진행 중이고, 신한금융투자는 연 2.4%(91일) 온라인 달러RP의 1차 완판 이후 2차 판매를 진행 중이다.

    한화투자증권은 퇴직연금 DC형 사업 본격화를 맞아 연 금리 3% 특판 RP를 200억원 한도 내에서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RP는 금융사가 일정 기간 후 확정 금리를 보태 되사는 조건으로 발행하는 채권 상품으로 주로 국공채·신용우량채권 등을 담보로 발행해 환금성이 보장돼 대기 자금을 맡기기에 좋다.

    시중금리에 비해 금리가 높아 단기로 자금을 굴리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갈 곳을 잃은 대기자금이 급증해 단기·고금리 상품인 RP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기준금리가 갈수록 내려가고, RP 금리 역시 기준금리와 연동되는 특성에 따라 고금리 특별판매는 역마진 부담을 안을 수 밖에 없다.

    증권업계도 표면적으로는 고금리 RP 판매가 역마진을 감수한 전략으로 이를 통해 수익을 내기 어렵지만 특정 상품 가입을 위한 이벤트 또는 미끼상품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

    특판 RP 만기 이후에도 유치한 금액의 30~40% 가량만 계좌에 잔류해도 추가 상품 가입을 유도해 이익을 낼 수 있다.

    거래수수료 무료 정책으로 리테일 고객을 끌어모아 자산관리 부문을 키우겠다는 증권사들의 전략과 같은 맥락이다.

    특판RP 역시 리테일 신규자금 유치에 대한 분명한 목표를 갖고 있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RP의 경우 만기가 보통 6개월 안팎이기 때문에 만기 이후 금액을 다른 금융상품으로 유도하면 중장기적으로는 이익이 된다"며 "3~6개월 동안 수억원의 역마진은 일종의 마케팅 비용으로 인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판 RP상품의 공통점은 신규 및 계좌이전 고객을 대상으로만 가능하기 때문에 고액자산가와 장기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증권사의 마케팅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만기 후 다른 금융상품 판매로 연계하는 것은 증권사의 고객관리 노하우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