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1위 치킨 프랜차이즈 교촌치킨, 안심 스티커 도입배달 시장 최근 5년새 급변… 직접고용 비중 크게 줄어향후 건강한 배달 시스템 정착되려면 업계 모두 노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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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촌치킨
    최근 외식업계를 뜨겁게 달군 '배달 음식 빼먹기' 논란과 관련, 관련업체들이 '안심 스티커'를 도입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빠르게 변화한 국내 배달 시장, 배달 음식 빼먹기는 예고된 부작용이었을까. 일각에서는 외식업체만의 일방향성 노력은 단순히 현상을 회피할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말한다.

    지난 9일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1위인 교촌치킨이 배달 패키지에 안심 스티커 부착을 도입했다. 교촌 관계자는 “배달 서비스의 신뢰도를 강화하기 위해 교촌 안심스티커를 적용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고객의 이야기에 항상 귀를 열고 서비스 및 품질 개선을 위한 의견을 적극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잇따르는 배달사고 등과 관련, 소비자들의 불안감 증폭에 따른 것이다.

    이른바 '배달 음식 빼먹기'라고 불리는 이 사고는, 배달 기사들이 소비자 주문 음식을 몰래 빼먹는 행위가 적발됐다고 주장되면서 논란 도마에 올랐다. 특히 음식 특성상 밀봉이 불가능하고 열었다가 다시 닫기 쉬운 박스 포장 등을 해야하는 음식 메뉴의 경우 음식 일부를 빼 먹는 사례가 CCTV 등을 통해 실제로 드러나 소비자들의 우려가 커졌다.

    이같은 배달 음식 빼먹기 논란이 일면서 배달 기사들 사이에서는 '배달 음식 빼먹기 챌린지'까지 등장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음식 빼먹기 레벨'이라는 주제의 글이 올라 충격을 안겼다.

    이는 배달 기사들이 배달 음식 빼먹기 행위를 일종의 '챌린지'로 인식하고 빼먹기 어려운 음식을 빼먹기에 도전하는 경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배달 관련 업체들에는 하루에도 몇 건씩 배달 사고 의심 사례 신고가 접수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가맹점주는 "박스가 열렸다거나 양이 줄었다는 소비자들의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어 본사에 대책 마련을 고심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한 적 있다"며 "증거가 없는데 배달기사들에게 책임을 묻기도 그렇고, 어려움이 많다"고 전했다.

    이처럼 문제는 배달 사고가 대행업체를 통한 배달에서 벌어지기 때문에 자영업자들이 직접 통제하기가 어렵다는 데 있다. 

    일각에서는 배달 음식 빼먹기 사고가 배달 시장 급변에 따른 고용 형태 변화에서 예상된 부작용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배달 사고는 현재 국내 배달 대행 체계의 부작용으로, 이미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며 "직접 고용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소비자가 업체에 책임을 묻기 어려운 부분이 있고, 업체 역시 배달 대행업체와의 관계 등의 이유로 정확한 증거 없이는 배달 사고 의심을 문제 삼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 5~6년 전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외식 배달 업체들은 배달원을 직접 고용하는 형태를 취했다. 하지만 최근 배달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배달 대행 업체들이 급성장해 배달원 직접고용 비중은 크게 줄었다. 

    현재는 대부분의 중소 외식 업장의 경우 배달 대행 업체를 쓸 수밖에 없는 현실이고, 대형 프랜차이즈 역시 배달 대행 업체를 쓰는 비율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 배달 음식 빼먹기 사고를 줄이는 방법 중 하나가 '직접고용'이라는 지적이 나왔지만 현재의 배달 대행 체계에서 직접고용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특히 최근 몇년새 급증한 최저임금 때문에 인건비 부담이 커진 현장에서 배달원 직접고용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관련업체들이 '안심 스티커' 도입 등에 나섰지만 이 역시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배달 시장 전체가 아닌 외식업체만의 일방향성 노력은 장기적인 업계 성장에 도움을 줄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이미 배달 기사들에 대한 신뢰도가 상당히 하락해있는 상황이어서 안심 스티커 도입이 소비자들의 우려 불식에 완벽한 해결책이라고 보긴 어렵다"며 "배달 시장이 급성장한 만큼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 시기로 보고, 향후 국내 배달 시장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서는 외식업체만의 노력이 아니라 배달 대행업체 등 관련업계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업체가 배달기사를 믿지 못해 스티커까지 붙여야 하는 상황, 어디서부터 잘못된걸까. 급변화한 국내 배달 시장이 어느 길을 걸을 것인지 결정해야 할 때다. 어느 한 쪽이 떠안거나, 선택해야 하는 문제가 아니다. 업계 모두가 배달 시장의 '터닝포인트'에 서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