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新제품 대신 AI 시장 공략 주력한층 강화된 'LG 씽큐' 기반 스마트 가전 선봬AI 인재영입 등 집중투자 결과물… 구글 등과 협업 계획도
  • ▲ 박일평 LG전자 사장. ⓒLG전자
    ▲ 박일평 LG전자 사장. ⓒLG전자
    [라스베이거스(미국)=이성진 기자] LG전자의 이번 'CES 2020' 화두는 인공지능(AI)이다. 지난해 '롤러블 TV'와 같은 혁신적인 신제품 대신 강화된 AI를 탑재한 가전을 내세우며 주목받고 있다.

    세계 최대 IT·가전전시회인 CES 2020 개막을 하루 앞둔 6일(현지시간) 박일평 LG전자 사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Mandalay Bay)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캐나다 인공지능 솔루션업체인 엘레멘트 AI(Element AI)와 함께 개발한 'AI 발전 단계(Levels of AI Experience)'를 발표했다.

    LG전자는 AI가 고객의 삶에 더 높은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뚜렷한 방향성이 필요하다며 엘레멘트 AI와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엘레멘트 AI는 CEO 장 프랑스와 가녜가 딥러닝 분야 세계적인 석학인 캐나다 몬트리올대학교 교수 겸 밀라연구소 창업자 요슈아 벤지오(Yoshua Bengio) 등과 함께 설립한 AI 스타트업이다. 금융, 유통, 전자전기 등 여러 산업에 활용할 수 있는 AI 솔루션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이날 LG전자는 강화된 AI LG 씽큐로 더 편리하고 스마트해진 서비스와 가전 및 올레드 TV를 선보이면서 취재진 1000여명의 이목을 끌었다.

    AI LG 씽큐는 쓰면 쓸수록 고객의 사용 패턴에 맞춰 진화해 최적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준다. 고객은 LG 씽큐를 통해 집 안에서 누리던 편리함을 이동 중이나 집 밖에서도 누릴 수 있다.

    기존에는 관련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이는 데 주력했다면 올해는 공격적으로 AI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앞서 LG전자는 AI 분야 차세대 리더인 미국 USC 컴퓨터공학부 '조셉 림(Joseph Lim)' 교수를 영입하는 등 최근 AI 관련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11월 LG전자, LG화학, LG유플러스, LG CNS 등 4개 계열사가 소프트뱅크벤처스가 AI 분야에 집중 투자하기 위해 조성 중인 3200억원 규모의 펀드에 200여억원을 공동 출자하기도 했다. 국내외 유망 AI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협업 기회를 모색함으로써 오픈 이노베이션을 적극 추진하기 위함이다.

    같은해 8월에는 스마트홈 분야 신기술 개발과 사업 협력을 위한 MOU를 맺었다. 고객들이 AI LG 씽큐를 다양한 제품에서 접하게 한다는 목표로 루미와 손을 잡은 것이다. 2009년 설립돼 중국 심천에 본사를 두고 있는 루미는 중국 최대 홈 IoT 기업이자 스마트홈 분야의 글로벌 강자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루미의 IoT 기기를 기반으로 다양한 AI 스마트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LG전자는 향후에도 AI 개발 인프라를 통해 계열사 간 AI와 빅데이터 알고리즘을 공유해 개발자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한편 아마존, 구글 등과 협업하는 등 오픈 이노베이션도 활발히 추진할 계획이다.

    CES 2020 개막 하루 전인 이날 LG전자는 오는 3월부터 북미시장에서 본격 시작할 '프로액티브 서비스(Proactive Customer Care)'를 상세히 소개하면서 그간 투자한 AI 결과물들을 내놓기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IoT, 빅데이터 기반의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고객이 제품을 사용하는 패턴을 학습하고 제품의 상태나 관리방법을 LG 씽큐 앱, 이메일, 문자 등을 통해 알려준다.

    LG전자가 '어디서든 내 집처럼'을 주제로 한 AI 플랫폼 'LG 씽큐 존'은 사용패턴을 분석해 최적의 개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LG전자의 AI 기술이 집약돼 있다.

    레스토랑에서 로봇이 접객, 주문, 음식조리, 서빙, 설거지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집이나 차량에서 AI 스피커, TV, 스마트폰 등을 이용해 음성 명령으로 레스토랑을 예약하는 시연이 진행됐다.

    또 AI DD(Direct Drive)모터를 탑재한 트윈워시 신제품도 공개했다. 이 제품은 의류 무게를 감지한 후 인공지능이 약 2만개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의류 재질을 판단한다. 드럼세탁기는 LG전자만의 세탁방법인 6모션 가운데 최적의 모션을 선택한다.

    8K TV 신제품에는 더 강력해진 AI 프로세서 알파9 3세대(α9 Gen3)를 탑재해 한 차원 높아진 성능을 보여줬다. 알파9 3세대는 딥러닝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100만개 이상의 영상 정보, 수천만개의 소리 정보를 학습한 후 원본 영상과 비교 분석해 최적의 화질과 사운드를 구현해준다.

    박일평 사장은 "LG 씽큐와 같은 AI의 의미 있는 성장을 위해 산업 전반에 명확하고 체계화된 로드맵이 필요하다"며 "올바른 기술 개발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궁극적으로는 고객의 더 나은 삶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