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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택배가 덤핑영업 논란에 휩싸였다. 온라인 쇼핑몰 등 화주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 입찰에서 지나치게 단가를 낮췄다는 지적이다. 공공서비스인 우체국택배가 ‘출혈경쟁 해소’라는 업계의 자정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체국택배의 평균단가는 97원(상자당) 하락했다. 업계 주요사(CJ대한통운·한진·롯데·로젠택배)가 상자당 평균 36원의 운임을 올린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해 업계 평균 운임은 상자당 2206원으로, 우체국 단가는 2100원 대로 추산된다.
최근 업계는 ‘택배 제값 받기’를 추진 중이다. 그간 관행으로 자리 잡았던 덤핑영업을 지양해 시장 질서를 되찾자는 의도다. 지속적인 단가 하락 속 인건비와 같은 비용부담이 커져 시장 존립이 어려울 수 있다는 위기감도 반영됐다. 업계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기업고객 대상 단가를 인상하기 시작했다.
최근 몇 년간 택배 단가는 꾸준히 낮아져 왔다. 지난 2013년 상자당 2475원이었던 단가는 2014년 2449원, 2015년 2392원, 2016년 2318원으로 꾸준히 떨어졌다. 이어 2017년 2248원, 2018 년 2171원으로 최저점을 찍고 지난해 2206원으로 소폭 반등했다.
업계 관계자는 “영업 현장에서 우체국의 저단가 입찰 움직임을 일부 포착했다”면서 “시장 전반이 출혈경쟁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공서비스인 우체국이 이를 흐리는 것 같아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민간업체 영업부에서는 상자당 5~10원의 단가 인상과 하락에 온 힘을 쏟는다”면서 “우체국의 경우 매년 수천억 대의 적자를 국고로 보전 받고 있어, 현 상황은 세금으로 단가를 후려치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우체국은 업계의 지적에 반박했다. 지난해 증가 물량(4900만 상자) 중 80%가량이 2kg 미만 소형으로, 대형 물량을 주로 처리했던 지난해와 비교해 매출이 줄었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지난해 전체 증가 물동량 중 대부분이 저단가 소형 화물이었으며, 전년 대비 대형 비중이 줄어 나타난 효과”라며 “업계에서 우려하는 덤핑입찰과 같은 문제는 없었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