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헌 대표 '체질 개선' 총력방준혁 의장 '게임-非게임' 승부수김택진 대표 '게임 전통 강자' 입증 주력
  • ▲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 ⓒ넥슨
    ▲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 ⓒ넥슨
    최근 수년간 침체에 빠진 게임업계가 올해에도 대내외적으로 겹겹이 쌓인 악재 탓에 적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전세계 게임시장의 꾸준한 성장세와 달리 국내 게임시장은 지난 2017년 20.6%의 성장률(매출 기준)에서 지난해 5.1%까지 급락한 상태다. 올해 역시 2~3%대 성장률이 예상되면서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대형 게임 3사도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해법 찾기에 분주하다. 각 사 수장들은 강도 높은 체질 개선 및 이종산업 진출, 게임사업 강화 등 '3색(色)' 전략으로 출구 모색에 돌입한 상태다.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 '체질 개선' 총력… '선택과 집중' 행보 강화

    올해로 임기 3년차를 맞은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는 지난달 신년사에서 기존 라이브 서비스 강화를 통해 '초격차'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흥행 가능성이 높은 작품에 투자를 강화하는 등 '선택과 집중'을 통해 안정적 수익 확보 및 기업가치 제고 등을 도모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넥슨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강도 높은 사업·조직재편을 단행하며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다. 그간 다작(多作) 행보에 집중한 것과 달리 지난해에만 '히트', '야생의 땅 : 듀랑고', '어센던트 원' 등 10여종의 PC·모바일 게임 서비스 종료를 선언했으며, 개발을 진행 중인 다수의 신규 프로젝트도 과감히 중단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는 2018년 이 대표 취임 이후 넥슨의 성과와도 맥을 같이 한다.

    지난해까지 넥슨은 '야생의땅:듀랑고(2018)', '카이저(2018)', '트라하(2019)' 등 대작 타이틀을 내건 신작들을 다수 선보여 왔지만 모두 이렇다할 흥행 성적을 내지 못한 상태다. 지난해 말 출시한 'V4'를 통해 비교적 선방한 모습이지만, 2018년 넥슨코리아가 창사 이래 첫 적자를 겪은 데 이어 지난해에도 아쉬운 성과가 예상되고 있다.

    올해 어느 때보다 어깨가 무거워진 만큼 재도약에 대한 이 대표의 의지도 뚜렷하다. 매해 10종 이상의 신작으로 물량공세에 나선 것과 달리 올해에는 '바람의나라: 연', '마비노기 모바일', '테일즈위버M', '던전앤파이터 모바일'등 인기 장수 IP(지식재산권)을 기반으로 한 신작 출시에 무게를 뒀다. 이와 함께 올해에도 사업 효율성에 방점을 둔 옥석 가리기 작업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등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한 넥슨의 재도약 가능성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 ▲ 방준혁 넷마블 의장. ⓒ뉴데일리DB
    ▲ 방준혁 넷마블 의장. ⓒ뉴데일리DB
    방준혁 넷마블 의장 '이종산업' 승부수… 게임·非게임 두 마리 토끼 잡는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지난해 말 웅진코웨이 인수를 결정하며 또 한 번 '승부사' 기질을 발휘했다. 2017년 상장 이후 실적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올해 신성장동력으로 비게임 분야 진출을 선언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넷마블의 최근 3년 간 영업이익은 2017년 5100억원, 2018년 2420억원, 2019년 2100억~2200억원(추정치)으로 주력 사업인 게임 분야에서 다소 아쉬운 성적을 거두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웅진코웨이의 경우 국내 1위 렌털업체로서 2017년 영업이익 4727억원, 2018년 5198억원을 달성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3분기까지 413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대표 우량기업으로 꼽힌다.

    방 의장은 게임 사업에서 확보한 AI,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IT 기술과 운영노하우를 웅진코웨이의 렌털 사업에 접목해 스마트홈 구독경제 사업에서 '제2의 도약'을 이룬다는 목표다. 이종산업 간 시너지 효과에 대해 불확실성을 점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그간 블록체인, 패션, 인터넷은행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 보폭을 넓혀온 만큼 관련업계에선 웅진코웨이의 실적이 본격 반영되는 올해 긍정적 변화를 점치고 있다.

    방 의장은 본업인 게임 사업에서도 확실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현재 넷마블의 핵심 타이틀인 '리니지2 레볼루션',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 등은 타사 또는 해외 인기 IP를 기반으로 제작된 게임이다. 자체 IP를 활용한 대표작 '세븐나이츠'를 제외하면 수익의 상당부분을 로열티로 지불하는 상황이다.

    이에 올해에는 내달 'A3: 스틸얼라이브'를 시작으로 '세븐나이츠', '스톤에이지', '쿵야' 등 자체 IP를 활용한 신작들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IP 강화에 힘쓸 예정이다. 특히 지난달에는 게임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기존 권영식 단독대표 체제에서 권영식·이승원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함에 따라 올해 가시적 성과 창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 ▲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엔씨소프트
    ▲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엔씨소프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게임 전통 강자' 입증 주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올해에도 '게임 전통 강자'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통상 '리니지', '아이온', '블레이드&소울' 등 자사 인기 IP 기반의 게임 사업에 집중하는 전략을 취하며 PC와 모바일 플랫폼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해 왔다.

    엔씨소프트는 캐릭터 브랜드 '스푼즈', '투턱곰'과 웹툰 플랫폼 '버프툰'을 선보인 데 이어, 웹소설 플랫폼 '문피아'와 드론제조업체 '바이로봇' 등 비게임 분야에 대한 투자도 이어가고 있지만, 수익의 90% 이상을 국내외 게임 사업을 통해 얻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약 1조 1670억원으로 PC와 모바일 게임 사업 매출(로열티 포함)은 약 1조 1300억원에 달한다.

    올해 역시 지난해 11월 선보인 '리니지2M'의 글로벌 순차 출시를 비롯해 인기 IP를 활용한 PC·모바일 신작 출시를 목표로 하는 등 게임 사업에서의 활발한 행보를 예고한 상태다. 

    또 매년 급성장 중인 콘솔 게임 시장 공략을 위해 관련 플랫폼 강화에 나서며 외형 성장에 드라이브를 걸 예정이다. 김 대표는 2018년 말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와 콘솔 게임에 대해서도 전방위 협력을 논의한 바 있다. 현재 엔씨소프트가 콘솔 플랫폼으로 제작 중인 '프로젝트TL'은 올해 공개 테스트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우려를 낳아온 실적에도 '청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증권가에선 '리니지2M'이 일 평균 30억~40억원(2019년 4분기 기준)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으며, 올해에는 글로벌 출시에 따라 매 분기 2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 대표의 진두지휘 하에 엔씨소프트가 올해 영업이익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릴지 기대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