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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중국을 오가는 하늘길이 닫히고 있다. 두 달간 이어진 감염증 사태로 국적 항공사의 중국 노선 운항이 60%가량 중단됐다. 일본 불매운동이 있었던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항공업 보릿고개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6일 현재 국적 항공사 8곳은 중국 노선 94개 중 58개 노선의 운항을 중단했다. 전체 노선의 61%가 멈춰선 상황이다. 일시적으로 운항 횟수를 줄인 노선도 25개에 달한다.
업계에선 깊은 한숨이 나온다. 일본 불매운동 여파가 가시기도 전에 또 다른 악재가 겹쳐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3·4분기 업계 전반에 걸친 적자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실적 회복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짙다.
업계 관계자는 “평소 1분기는 유학생 입국과 명절, 여행수요 등으로 수송객이 많은 시기지만 올해는 감염병 이슈로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다”며 “지난해 하반기 일본 불매운동 등으로 업계 전반이 침체돼 있는 상황에서 초대형 악재가 겹쳐 걱정이 큰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업계는 지난 메르스(MERS·중동 호흡기증후군) 사태를 떠올린다. 2015년 5월 시작돼 3~4개월간 지속되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당시 전체 여객 수요의 30~40%가 감소했으며, 이슈 발생 직후 5개월간 취소된 항공편만 약 4044편에 달했다.
당시 어려움은 실적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메르스 기간이 끼어있던 2015년 2분기 대한항공은 26억원, 아시아나항공은 614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제주항공 등 저비용항공사(LCC)도 항공편 운항 중단과 감편 등으로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업계와 전문가는 올 상반기 이후에야 여객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내다본다. 확산세가 지속될 경우 동남아·유럽·미주 등 중장거리 노선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항공업계가 감염병 이슈로 올 상반기까지 큰 혼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며, 일본 불매운동 등 여러 악재와 겹쳐 전례 없는 암흑기를 보내고 있다”면서 “이번 건의 경우 추후 동남아·유럽·미주 등 중국 이외 지역에서의 여객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도 있어 더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