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무역위원회, SK이노 조기패소 예비결정최종 판결 땐 美 생산·판매 금지SK "LG, 경쟁·협력관계"... 최종 판결전 합의 가능성
  • ▲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14일(현지시간)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2차전지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 관련해 SK이노베이션에 '조기패소 판결' 결정을 내린데 대해 LG화학측은
    ▲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14일(현지시간)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2차전지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 관련해 SK이노베이션에 '조기패소 판결' 결정을 내린데 대해 LG화학측은 "예상했던 수순"이라는 반응이다.ⓒ연합뉴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14일(현지시간)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2차전지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 관련해 SK이노베이션에 '조기패소 판결(Default Judgment)' 결정을 한데 대해 LG화학측은 "예상했던 수순"이라는 반응이다.

    조기패소 판결은 일종의 ‘예비판결’로 3월 초로 예정된 변론절차 없이 곧바로 10월 5일 ITC의 최종결정만 남게 됐다. 참고로 1996년부터 미국내 영업비밀 침해 소송의 경우 예비결정이 최종에서 뒤집힌 경우는 단 한건도 없었다.  

    LG화학은 지난해 4월 미국 ITC와 델라웨어주 연방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을 영업비밀 침해로 제소했고, 5월에는 산업기술 유출 혐의로 서울지방경찰청에 고소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6월 국내에서 LG화학을 상대로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으로 대응했다. 9월에는 미국 ITC와 델라웨어 법원에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LG화학은 특허침해 맞소송을 제기해 ITC는 특허침해 소송도 진행 중이며 델라웨어주 법원은 현재 소송 중지 상태다.

    ITC의 조기패소 결정은 이들 6건의 소송 가운데 처음으로 나온 예비판결이다.

    앞서 ITC의 불공정수입조사국(OUII)은 2019년 11월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 관련해 조기패소 판결을 내려달라는 LG화학의 요청에 찬성하는 의견을 제시했기 때문에 이번 결과는 어느 정도 예상된 수순이라는게 시장의 공통된 반응이다. 
  • ▲ LG화학 CEO 신학철 부회장(오른쪽)과 GM CEO 메리 바라 회장이 2019년 12월 5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에 위치한 GM 글로벌테크센터(GM Global Tech Center)에서 합작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연합뉴스
    ▲ LG화학 CEO 신학철 부회장(오른쪽)과 GM CEO 메리 바라 회장이 2019년 12월 5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에 위치한 GM 글로벌테크센터(GM Global Tech Center)에서 합작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연합뉴스
    조기폐소 판결 이후에도 양측은 겉으로는 물러섬이 없는것 처럼 보인다. LG화학측은 입장문을 통해 "공정한 소송을 방해한 SK이노베이션의 행위에 대해 매우 유감이며, 남아 있는 소송절차에서 끝까지 적극적이고 성실하게 임할것‛임을 발표했다. 

    양측이 합의를 하지 않는다면 미국 행정부가 SK이노베이션의 미국 내 대규모 투자진행을 감안해 ITC의 최종결정 이후 거부권 행사하면 SK이노베이션은 ITC의 결정과 별개로 미국 내 생산과 판매가 가능하다.

    단, LG화학도 GM과 합작사(JV)설립을 통한 투자를 진행하는 점을 감안하면 美 행정부가 SK이노베이션 입장만 들어주기에는 위험부담이 큰 상황이라는 점이 걸린다. 

    따라서 ITC의 최종결정 이전에 양사가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이 나온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이 폴크스바겐(VW)과의 10GWh 공급계약을 이미 채결한 상황임을 감안하면 계약불이행 및 향후 미국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빼앗기는 최악의 결과를 방관하지 않을 것"이라며 "5천억원 내외의 특허구매 등을 통한 합의 가능성 존재한다"고 전망했다.

    SK이노베이션은 소송과는 별개로 폭스바겐 미국공장 등에 공급할 배터리 공장을 1조9천억원을 들여 조지아에 건설 중이다. 

    지난달에는 2025년 완공을 목표로 미국에 추가로 건설하는 제2공장까지 투자에 대한 공익관점의 청원 및 이의절차를 강구할 전망이어서 USTR의 거부권 기대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 2019년 3월 19일 미국 남동부 조지아주에서 SK이노베이션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전기자동차의 배터리 생산을 위한 전기차 배터리공장 기공식이 열리고 있다.ⓒ연합뉴스
    ▲ 2019년 3월 19일 미국 남동부 조지아주에서 SK이노베이션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전기자동차의 배터리 생산을 위한 전기차 배터리공장 기공식이 열리고 있다.ⓒ연합뉴스
    LG화학측의 입장은 한결 느긋해진 분위기다. LG관계자는 "공식입장에서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고 표현한 그대로"라고 설명했다. 양사 합의 금액 등에 대해서는 "SK이노베이션측에서 먼저 물밑 대화 의사를 밝히는게 수순아니겠느냐"는 입장이다.

    SK이노베이션도 입장문에서 "LG화학과는 선의의 경쟁 관계이지만, 산업생태계 발전을 위해 협력해야 할 파트너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물밑대화 가능성을 암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