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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가 코스피200지수 내 삼성전자 시가총액 비중 30% 상한제 조기적용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가운데 오는 6월 정기 적용되더라도 시장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업계 의견을 수렴한 결과 이른바 '30% 캡'을 3월 조기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고 지난 19일 밝혔다.
시가총액 비중 상한제도는 코스피200 지수 내 단일종목의 편입 비중을 30%로 제한하는 제도다.
정기 조정 시기는 6월과 12월이지만, 거래소는 올해 초 삼성전자 주가가 급등하면서 3월 조기 조정을 검토해왔다. 과도한 쏠림현상은 코스피200 지수의 대표성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취지다.
코스피200 지수 내 삼성전자 비중은 지난해 12월부터 2월 14일까지 평균 비중은 31.91%였다.
거래소가 금융투자업계 의견을 수렴한 결과, 대응 기간이 부족한 문제 등 반대 의견이 많아 조기 적용을 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됐다.
이는 금융당국이 법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상장지수펀드(ETF)·인덱스펀드가 동일 종목 편입 상한을 기존 30%에서 해당 종목의 시총 비중까지 확대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금융투자업 규정 시행세칙 개정안을 최근 입법예고했다. 개정 시 운용 규제가 실질적으로 해소돼 상한제 적용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개정안은 4월부터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근 3개월 평균 시가총액 기준의 제한이 있지만 삼성전자 주식선물을 편입해 지수를 추종해 온 운용사의 부담은 경감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당장 조기 조정이 있지 않을 뿐 6월부터 30% 캡이 적용될 가능성은 사라지지 않았다. 다만 실제 적용이 이어지더라도 시장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고경범 연구원은 "금감원 개정안으로 주식선물 편입이 유지될 가능성도 높은 편"이라면서 "선물의 롤오버 손실을 감수해야 하지만 편입비중이 낮은 수준이고, 현물 매수와 캡 이슈 적용 시 매도해야 하는 거래비용 대비 부담이 낮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 연구원은 "3월 수시 조정을 가정하면 삼성전자의 편입 비중은 33%에서 31.6%로 1.4%포인트 줄고 코스피200 지수 완전복제 자금의 매도 금액은 3066억원으로 예상된다"며 "수급 충격은 낮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TF 등 펀드는 실제 주식을 팔아야 할 필요가 적고, 연기금 패시브 운용자금의 비중 조절은 영향이 분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측면에서 캡 적용이 삼성전자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강송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월 6일 기준 코스피200 인덱스펀드 규모는 공모 20.9조원, 사모 40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된다"면서 "1월말 기준 시장에 상장된 코스피200 ETF 시가총액이 21조원을 약간 넘는 정도여서 공모 인덱스펀드는 거의 대부분 ETF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3개월 평균 비중을 30%로 조정하는 캡 비율을 적용하면 실제 삼성전자 비중은 30%가 아니라 30%보다 높은 수준으로 계산된다. 예컨대 33.3%에서 31.4%로 낮아진다.
강 연구원은 "현재도 펀드자산의 30%를 넘는 부분에 대해 주식이 아닌 선물 등을 편입해 운용하고 있는 ETF, 펀드들은 캡이 적용돼도 주식을 파는 게 아니라 보유 선물을 적용 시점에 맞춰 롤오버하지 않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단기적으로 매도가 나올 가능성이 있는 것은 주식선물과 연계한 차익거래 쪽일 것으로 추정된다. 외국인 스프레드 매도 전체를 차익거래로 가정해도 청산 물량은 많지 않은 수준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강 연구원은 "지난 1월 만기 당시 외국인은 스프레드 거래로 10만~15만건에서 삼성전자 주식선물 매도를 롤오버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1월 만기 이후 2월 7일까지 스프레드 매도 누 적 계약수는 1월 만기 당시보다 조금 많다. 지난 주말 기준 외국인의 스프레드 매도 전체를 위와 같은 차익거래로 가정하면 금액 환산 1000억 내외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ETF 등 펀드와 연기금 패시브 운용자금의 매도 가능성, 외국인 차익거래 청산 가능성까지 고려해도 캡 적용에 따른 삼성전자 주식 매도는 그렇게 큰 수준이 아닐 것"이라면서 "실제 적용 결정이 나기 전까지 노이즈 요인이 될 수 있겠지만 캡 적용이 되더라도 삼성전자 주가 방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