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관 병원’ 도입으로 경증환자 관리체계 형성 ‘시급한 과제’대구시 “병상 수 매우 부족한 상황,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 전달체계 왜곡 등 부작용도 우려, 차라리 ‘재택의료’ 적용 대안도 나와
  • ▲ 대구지역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임시병원 전환이 제안된 '엑스코(EX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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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지역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임시병원 전환이 제안된 '엑스코(EXCO)' ⓒ엑스코
    코로나19(우한 폐렴) 확진자가 2000명을 넘어선 시점, 신속한 감염병 전달체계를 구축해 사망자 수를 줄여야 한다는 각계의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핵심은 경증환자를 관리할 수 있는 의료시스템을 별도로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대구지역은 심각한 상태이므로 재빨리 대형 컨벤션센터인 엑스코(EXCO)를 병원 형태로 바꾸고 중증도에 따른 환자 선별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코로나19 창궐 초기 중국에서 시행했던 이른바 ‘체육관 병원’으로의 전환이다. 

    28일 코로나19 확산 억제와 관련 보건의료계 대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은 경증환자와 중증환자를 분류해 증상에 부합하는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는 것으로 좁혀졌다. 

    이미 음압격리병실은 포화됐고 앞으로 중증질환자가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구에서는 고령에 기저질환이 있어 고위험군에 속한 70대 남성이 병상 부족으로 치료를 받아보지 못하고 사망하는 사례도 발생했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대구지역 대형 컨벤션센터인 엑스코를 임시병원으로 전환하는 방법이 제시됐다.

    이날 김우주 교수(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는 “신속한 전달체계를 갖춰 경증환자 진료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각 지역 내 수련원, 체육관, 컨벤션센터 등을 활용해 환자를 돌보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구에서는 엑스코라는 장소가 있다. 규모가 크기 때문에 침상간격 2m를 띄울 수 있다. 정부 차원에서는 이 방안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엑스코는 대구 북구 소재 대지면적 4만3014.4㎡, 연면적14만6068.95㎡, 건축면적 2만6949.08㎡, 지하 4층·지상 5층 규모의 대형건물이다. 

    체육관 병원 형태는 코로나19 창궐 초기, 중국에서 시행했던 방법으로 당시 국내에서는 안전한 방법이 아니라는 시각이 우세했지만 확진자가 급증하는 현 상황에서는 고려해야 할 부분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대구시 관계자는 “현재 대구의 병상부족의 문제는 심각하다. 엑스코를 임시병원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집중적으로 검토하겠다. 아직 결정되지 않은 부분이지만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겠다”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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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택진료’ 도입도 고려해야 할 부분 

    대구 엑스코를 임시병원으로 전환하는 방법이 새로운 대안으로 논의되고 있지만 전문가의 다른 의견도 존재한다. 현 상황에서는 경증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재택의료’가 더 현명하다는 것이다. 

    이날 홍윤철 단장(서울대학교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장, 예방의학과 교수, WHO 정책자문관)은 “경증환자를 분류해서 중증환자가 치료받을 수 있는 체계를 유지하는 것은 신속하게 진행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체육관 병원을 만드는 것은 또 다른 우려가 생긴다”라고 강조했다. 

    체육관 병원은 감염관리 차원에서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존재하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 도입은 ‘시기상조’라는 판단이다. 별도의 임시병원이 세워지는 것은 국내 시스템 내에서 이례적인 일로 전달체계 상 혼란이 더 가중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그는 “차라리 경증환자를 자가격리시킨 상태에서 의료진들이 환자의 집을 방문해 재택진료를 보는 방식이 적용해야 한다. 이 방법이 더 현명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제안했다. 

    철저한 자가격리와 재택의료가 동시에 시행되면, 감염관리가 가능하고 확산을 방지하는데 효과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