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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노조가 대주주 일가에 구조조정 사태 책임을 요구했다. 지분 51%를 가진 이상직 前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과 자녀들에 대한 지적이다. 노조는 “대주주 일가가 사재를 출연해 경영실패에 책임져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스타 조종사 노조는 지난 8일 ‘구조조정에 대한 조종사 노조의 입장’ 자료를 발표했다.
노조는 “이스타 창업주인 이상직 전 회장과 오너 일가는 노동자들의 고통을 외면한 채 제주항공으로부터 거액의 매각금을 챙겨 나갈 것에만 골몰하고 있다”며 “이 전 회장과 오너 일가는 즉각 사재를 출연하라”고 주장했다.
이스타는 현재 직원 구조조정을 추진 중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최근 몇 달 수익은 ‘제로’에 가까웠다. 당초 회사는 리스기 10대 반납과 700~800여 명을 해고할 계획이었지만, 최근 300명 수준으로 축소했다. 집행 시기와 구체적인 인원은 노조와의 추가 협의를 통해 결정한다.
사무직원들의 원성도 거세다. 직원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과 직장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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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국민청원에 올라온 ‘이스타항공 최대주주 이스타홀딩스는 각성하라’는 글은 700여 명의 동의를 얻었다. 이스타홀딩스는 이스타 지분 51.17%를 가진 지주사격 회사다. 해당 지분은 이상직 전 회장의 자녀 두 명이 나눠 갖고 있다.
직원들은 청원에서 “(이상직 전 회장의 딸) 이수지 이스타홀딩스 대표는 최대주주이자 상무이사지만 구조조정에 대한 법적·도의적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며 “이스타홀딩스는 매각 차익금(545억) 일부를 회사의 경영정상화, 퇴사자 위로금으로 지급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스타 전 직원 1600명은 강제 휴업 중이다. 2월은 임금 60%, 3월에는 전액을 체불했다가 이달에는 휴업을 결정했다. 회사는 두 달 치 임금과 함께, 지난해 연말정산금도 미지급한 상황이다. 최근에는 직원 고용보험과 국민연금까지 체납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동종업계에서도 곱지않은 시선이다. ‘오너십(owner ship)’이 안보이는 이상직 전 회장의 태도가 유감이라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1600명 규모 회사도 제대로 경영하지 못한 사업주가 지역과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에 도전하는 상황이 우스꽝스럽다”면서 “상황이 엄중한 만큼 (이 전 회장은) 창업주이자 전 경영자로서의 도의적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스타홀딩스는 지난달 2일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이스타홀딩스는 제주항공에 보유 지분 51.17% 전량을 매각한다. 거래액은 545억원이다. 양 측은 이달 말 딜 클로징을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