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갤S8서 첫 선, 가전·TV 확대 적용'비브랩스' 인수, '개발자데이' 등 생태계 확장과거 AI 비서 SW 'S보이스', 6월 종료치열해지는 AI 시장 경쟁 속 '선택과 집중' 전략
  • ▲ ⓒ'2019 삼성 빅스비 개발자 데이'에서 기조연설을 진행하고 있는 정의석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
    ▲ ⓒ'2019 삼성 빅스비 개발자 데이'에서 기조연설을 진행하고 있는 정의석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비서 서비스 '빅스비(Bixby)'를 선보인지 4년차를 맞았다. 스마트폰 탑재를 시작으로 가전, TV에까지 적용되며 완전히 자리잡은 덕에 빅스비 개발 전 사용했던 'S보이스'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애플, 구글 등 AI 비서 서비스 강자들이 최근 앞다퉈 서비스 업그레이드를 위한 투자에 나서고 있어 삼성전자도 빅스비 서비스에 집중해 차별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AI 비서 서비스 '빅스비'가 시작된지 올해로 4년차가 됐다. 그 간 빅스비는 삼성전자를 대표하는 AI 서비스로 자리를 잡아 스마트폰은 물론이고 가전과 TV, 로봇 등 삼성전자 주요 제품에서 대부분 사용되고 있다.

    빅스비는 지난 2016년 하반기 차기작인 '갤럭시S8' 출시를 앞두고 처음 알려졌다. 상표권 등록 절차를 진행하는 중에 빅스비라는 새로운 AI 비서 서비스 명칭이 알려지고 이듬해인 2017년 초 예상대로 갤럭시S8에 탑재되며 공개됐다. 갤럭시S8 왼쪽 측면에는 빅스비 서비스를 켤 수 있는 전용 버튼이 설치됐다.

    삼성은 빅스비에 앞서 'S보이스'라는 자체 개발 AI 비서 서비스를 사용했다. 빅스비도 S보이스를 업그레이드 하는 과정에서 나온 서비스로 당시 애플의 '시리(Siri)'나 아마존의 '알렉사(Alexa)' 등의 AI 비서에 대응하기 위해 단순 음성인식이 아니라 딥러닝을 활용해 사용자와 대화를 나누고 축적한 정보를 기반으로 필요한 답변을 찾는 기술로 진화시켰다.

    이를 위해 지난 2016년에는 미국의 AI 음성인식 플랫폼인 '비브랩스(Viv Labs)'를 인수하기도 했다. 비브랩스는 이후 삼성이 빅스비 서비스를 운영하고 새롭게 업그레이드 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AI음성인식업체 '사운드하운드'에도 투자해 빅스비에 힘을 실었다.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가전과 TV 등 삼성전자의 주요 제품에도 빅스비가 탑재됐다. 삼성전자 프리미엄 가전인 '셰프컬렉션'을 시작으로 거의 대부분의 가전과 TV에서도 빅스비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빅스비를 기반으로 전체 삼성전자 기기들의 사물인터넷(IoT)화 작업에도 속도를 냈다.

    빅스비 등장 이후 빅스비를 활용한 소프트웨어 개발에도 눈을 떴다. 매해 '빅스비 개발자데이'를 개최해 빅스비 생태계를 확장하고 개발자를 지원해 궁극적으로는 삼성의 AI 기반을 넓혀나가는 밑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빅스비 개발에 참여했던 인물이자 현재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서 소프트웨어와 AI를 총괄하고 있는 정의석 부사장이 이 같은 행사를 주도하고 있다.

    빅스비 서비스 활성화로 존재감을 잃은 'S보이스'는 오는 6월을 기점으로 서비스 종료가 예상된다. S보이스는 빅스비에 앞서 지난 2012년 5월 선보인 AI 음성 비서 서비스로 '갤럭시S3'에 처음 적용돼 5년 간 삼성의 AI 비서를 대표했던 기술이었다. 현재도 갤럭시A 시리즈 일부와 갤럭시 과거 모델 일부, 갤럭시워치 등에는 S보이스가 탑재돼있지만 앞으로는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웨어러블 제품은 빅스비로 서비스 업그레이드가 이뤄진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AI 비서 서비스 단일화 작업은 지난 3년 간 빅스비가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앞으로는 빅스비를 중심으로 AI와 음성인식, 딥러닝 등의 관련 기술을 지속 개발하고 제품에 적용하는 전략을 추진해갈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들어 AI 기술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는 점도 삼성이 빅스비 밀어주기에 나선 배경으로 지목된다. 이미 아마존과 구글, 애플 등이 AI, IoT 분야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어 경쟁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 이 분야에서 개발자를 발굴하고 새로운 기술 개발에 아낌없이 투자를 이어오고 있어 삼성의 긴장감도 높아진 상황이다. 특히 애플이 최근 아일랜드의 음성인식 기술 스타트업인 '보이시스(Voysis)'를 인수해 사람들의 자연어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는 시리 개발에 나서 앞으로 더 치열한 AI 시장 경쟁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