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책임진다"자회사 BC카드 '최대주주' 등극저평가된 주주가치 키우기 위한 전략 풀이자사주 추가 매입, 준법감시위원회 신설도 구현모號 책임경영 행보 '가속페달'
  • ▲ 구현모 KT 대표 ⓒKT
    ▲ 구현모 KT 대표 ⓒKT
    구현모 KT 대표가 자회사인 BC카드를 통해 '케이뱅크' 살리기에 나섰다. 자금 수혈 통로가 막히며 위기에 몰린 케이뱅크의 '돈맥경화'를 해결하기 위해 우회 전략에 들어간 것.

    최근 시장에서 저평가된 주주가치를 끌어올려 기업가치를 제고하겠다는 복안이다. 구 대표는 케이뱅크 정상화를 비롯해 자사주 매입, 준법감시위원회 신설 등 '뉴 KT' 닻을 올리기 위한 책임경영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BC카드는 15일 공시를 통해 KT가 보유한 케이뱅크 지분 10%(약 2230만주)를 오는 17일 약 363억원에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케이뱅크 주요 주주는 우리은행(13.79%), KT(10%), NH투자증권(10%), IMM프라이빗에쿼티(9.99%), 한화생명(7.32%), GS리테일(7.2%) 등으로, BC카드가 KT의 지분 10%를 떠맡게 됐다. 

    BC카드는 KT를 대신해 케이뱅크 유상증자에 참여, 최대주주로 올라선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오는 6월 지분을 34%(7480만주)까지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케이뱅크는 지난 2017년 인터넷전문은행 1호로 출범했지만, 자금난을 겪으면서 지난해 4월부터 개점휴업에 들어간 상태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1008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으며,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도 지난해 9월 기준 11.85%로 국내 은행 중 최저다. 

    이에 KT는 케이뱅크의 구원투수로 나서기 위해 지난해 3월 금융당국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했지만, 공정거래법상 담합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무산됐다. 

    올해 3월 진행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 마저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면서 KT가 최대주주로 올라가는 길은 사실상 가로 막히는 모양새였다.

    구 대표는 이에 굴하지 않고 KT의 자회사를 활용하는 '플랜B' 카드를 꺼내 들었다. KT가 지분을 늘릴 수 없다면 KT의 자회사가 대신 구원 등판해 유상증자에 참여한다는 시나리오다.

    그 첫 번째 단계로 구 대표는 이문환 전 BC카드 대표를 케이뱅크 행장에 앉히는 밑그림 작업에 들어갔다. 해당 인사를 통해 BC카드의 케이뱅크 우회 유상증자를 단행, 아사(餓死) 직전의 케이뱅크를 살리겠다는 책임경영의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특히 구 대표가 취임 후 금융 등 신사업 영토확장을 강조해 왔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케이뱅크 정상화에 공을 더욱 들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구 대표는 지난달 30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금융, 유통, 부동산, 보안, 광고 등 성장성 높은 사업에 역량을 모아 그룹의 지속 성장 및 기업 가치 향상을 실현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관련 업계에서도 구 대표가 케이뱅크 정상화를 통해 KT 수장으로서의 첫 시험대를 무난히 통과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향후 KT와 케이뱅크 간 '통신+금융'의 시너지 효과는 물론, 시장의 메기효과를 낼 수 있는 활로가 트일 것이라는 분위기가 높다.

    업계 관계자는 "KT의 금융 시장 진출에 있어 하나의 발판 역할을 할 수 있는 케이뱅크를 놓치게 된다면 주주들의 비난 여론이 결코 적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이번 BC카드를 통한 케이뱅크 최대주주 등극 선언은 주주가치 향상을 꾀하려는 구 대표의 한 수가 엿보이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한편 구 대표는 자사주 추가 매입은 물론, 준법감시위원회 신설 등 책임경영 행보에 앞장서고 있다. 

    구 대표는 지난달 26일 1억원 규모의 자사주 5234주를 매입, 현재 3억 5000만원 규모의 자사주 1만 8239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달 2일에는 컴플라이언스위원회(준법감시위원회) 상설조직을 신설하고, 최고준법감시책임자(CCO)로 김희관 전 법무연수원장을 내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