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예천 지역사회 전파·자가격리 이탈 등 뚫린 ‘방역망’ ‘장기입원자·재발환자’ 등 치료과정서 해결해야 할 문제도 산적유행 장기화에 따른 바이러스 변이 가능성 커… 묘연한 해결책
  • ▲ 15일 총선에서 코로나19 자가격리자가 별도의 공간에서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 15일 총선에서 코로나19 자가격리자가 별도의 공간에서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방역의 최대 난관으로 여겨지던 총선이 끝났고 신규 확진자 수가 줄어들면서 자칫 안정세에 접어든 것으로 비춰질 수 있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소홀해진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여전히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 중이며, 자가격리 무단이탈자도 다수 발생하고 있다. 

    변이로 추정되는 재발환자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장기입원자에 대한 새로운 치료전략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더미다. 

    최근 일련의 정부 발표에 따르면, 줄어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양상과 달리 곳곳에서 위험요인이 포착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사회적 거리두기 소홀 등 문제가 원인이 돼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예천에서 지난 9일부터 16일까지 일주일 사이에 30여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예천 확진자 중에서는 감염 사실을 모른 채 미용실, 식당, 오락실, 목욕탕, PC방, 당구장 등 다중이용시설을 방문하거나 총선 후보 선거운동원으로 활동한 경우도 있었다.

    이와 관련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총괄조정관은 “한 사람이 30명 남짓한 가족과 이웃을 순식간에 감염시키는 이번 사례가 다른 지역에서의 추가적인 지역사회의 감염을 막는 예방주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자가격리자 이탈 문제도 방역의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21대 총선 투표에 참여한 자가격리자 중 6명이 무단이탈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PC방과 할인마트 등을 이용한 3명에 대해선 고발조치가 이뤄질 예정이다. 나머지 2건은 위반정도가 경미하다고 판단했고 1건은 고발사유에 해당되는지 조사 중에 있다.

    행정안전부 집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6시 기준 자가격리 무단 이탈은 212건 231명으로 조사됐다. 이 중 15건 16명은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행안부 관계자는 “자가격리자 투표 수칙을 지키지 않을 경우, 감염병예방법상 자가격리 이행 위반으로 간주될 수 있으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장기입원 대응 의료시스템 정상화

    감염 확산을 방어하기 위한 방역체계 구축이라는 숙제도 중요하지만, 아직 백신이 없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치료과정에서 난관이 존재한다. 

    슈퍼전파자로 불리는 31번 환자를 포함해 격리 치료 중인 환자 3명 가운데 1명 이상은 한달 이상 장기입원자다. 

    16일 중앙방역대책본부 집계자료에 따르면 장기입원자는 현재 1000명을 넘어섰다. 향후 집단감염이 추가로 발생하게 되면 부족한 음압병상 문제가 떠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통상 코로나19 경증환자는 2주, 중환자는 4주 정도 입원한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이를 넘어서는 장기입원자 수가 많다는 것은 코로나 외 중증환자 등 의료시스템 정상화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우주 교수(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는 “장기입원자를 대상으로 하는 새로운 치료전략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 항바이러스제 복합치료나 회복기 혈장치료 등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 대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기저질환자의 경우에는 기저질환을 치료하면서 코로나19 치료를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 과거 메르스 때도 림프종을 앓던 환자가 5개월 이상 치료를 해야 했던 경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 재발과 변이, 코로나19의 위험성  

    또 다른 코로나19 자체의 문제는 변이다. 코로나19 완치자였다가 다시 양성 판정을 받은 사례는 국내 141건(16일 기준)이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20대가 22.6%(28명)로 전체 재양성자 중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50대가 18.5%(23명)로 뒤를 이었고, 30대 15.3%(19명), 60대 12.1%(15명), 40대와 80대 각 10.5%(13명), 10대와 70대 각 4%(5명)로 확인됐다. 0∼9세에서도 3명(2.4%)이 재양성 판정을 받았다.

    늘어나고 있는 코로나19 재발은 바이러스 변이와 직결되는 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중국 국립생물정보센터는 신종 코로나는 현재까지 3500가지가 넘는 바이러스 변이를 일으킨 것으로 추산했고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팀은 3가지 변종 바이러스 형태로 전 세계에 확산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대만 국립창화교육대와 호주 머독대 공동연구팀은 최근 인도에서 검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킨 사실을 확인해 바이오아카이브(biorxiv.org)에 공개한 바 있다. 

    김우주 교수는 “바이러스도 살아남기 위해 방법을 찾는다. 장기간 유행이 되면서 인체 면역시스템 회피를 위해 변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지금 당장 결론을 내릴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코로나19 자체가 적자생존을 위해 변이하고 있다는 가설은 세울 수 있다”고 언급했다.

    방역당국 역시 재발을 변이로 보는 시각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코로나19에는 변이 자체가 당연히 많은 상황이다. 진화의 한 과정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변이가 의미 있는 유전자 부위에서 발생하느냐에 가장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