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11.7조, 1차 12.2조, 3차 30조(?)… 코로나19 추경 50조 육박할 듯공공일자리·고용지원·저소득 생계안정 등 예산 대부분 고용부문 집중SOC 예산깎아 단기알바 양성 비판, 공공→민간 일자리 흡수여부가 관건
  • ▲ 고등학교 3학년 등교수업이 실시된 20일 오전 서울 송파구 창덕여고에 학생들이 등교하며 체온을 재고 있다. 
ⓒ권창회 사진기자
    ▲ 고등학교 3학년 등교수업이 실시된 20일 오전 서울 송파구 창덕여고에 학생들이 등교하며 체온을 재고 있다. ⓒ권창회 사진기자
    48년만에 추진되는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고용시장과 기간산업 그리고 얼어붙은 내수진작을 위한 대책까지 총망라될 것으로 전망되는 3차 추경은 역대 최고규모인 3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20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주재로 4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경제 중대본) 회의를 갖고 최근 경제동향과 각 부문 대응반별 점검결과를 보고 받았다.

    홍 부총리는 "오늘 고등학교 3학년 등교가 이루어지며 단계적 생활∙경제 정상화에 또 다른 한 걸음을 내딛은 셈"이라면서도 "해외 다른 국가들은 국경이동 제한 및 교역 제약 등으로 관광과 수출이 위축돼 해외수요 정상화에는 적지 않은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모든 정책역량을 쏟아부으며 총력을 다해 경주해 나가겠다"며 "고용 및 일자리 정책, 재정·세제·금융 등 모든 대책을 담아 6월초 확정 예정인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계획에 담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공일자리 55만개 창출에 3.54조 투입

    정부가 준비하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의 핵심은 3차 추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1차와 2차 추경이 코로나19에 대응하는 방역 및 검역시스템 구축, 소비위축으로 어려움을 겪은 소상공인 지원, 항공·해운 등 자금난에 직면한 기업에 대한 유동성 공급 등 당장 급박한 경제주체들의 자금지원에 집중됐다면 3차 추경은 포스트코로나에 앞서 산업구조 전반에 대한 개혁안을 담은 신사업들이 포함될 전망이다.

    이날 발표된 정부의 4차 경제 중대본 회의 결과에 따르면 정부는 우선 공공 및 청년 일자리 창출 사업에 3조54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일자리 55만개 + α를 공급한다.

    청년·여성, 실직자 등 고용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비대면·디지털 일자리 10만개 창출에 1조원이 들어간다. 총 17개 부처 55개 사업으로 구성된 디지털 일자리에는 공공데이터 구축, 온라인 업무 및 교육 등을 위한 도구 개발·품질 관리 등 디지털경제 기반 데이터 구축에 3만4000명, 교육·문화산업 등 분야별 디지털화를 위한 콘텐츠 개발 및 관련 교육 등 디지털 산업 육성 기반 조성에 1만9000명이 근무하게 된다.

    또 안전·보건·공공 기록물 및 시설물 등 행정서비스 DB 구축 등 IT기반 행정서비스 구축 1만1000명, 비대면 행정서비스 3만6000명도 여기에 포함된다.

    취약계층 30만명을 대상으로 하는 공공일자리에는 1조5000억원이 투입돼 지자체가 설계한 생활방역, 골목상권 회복, 농·어촌 경제활동 지원에 나선다.

    생활방역 지원에는 공공청사 및 경로당, 어린이집 등에 대한 방역을 돕는 업무가 부과되며, 골목상권 회복 지원은 전통시장 활성화 및 홍보 캠페인 지원 활동을 하게 된다.

    중소·중견기업에서 IT 활용 가능한 직무에 미취업 청년을 채용할 경우 최대 6개월간 인건비 지원받는다. 청년 디지털 일자리 사업에 편성되는 5000억원으로 1인당 인건비 월 최대 180만원과 간접 노무비 10만원이 추가지원된다. 인건비 지원 혜택을 받는 청년은 총 5만명에 달할 것으로 정부는 내다보고 있다.
  • ▲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가운데)이 2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경제중대본) 회의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왼쪽부터 두 번째부터 윤면식 한국은행 부총재, 김 차관,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연합뉴스
    ▲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가운데)이 2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경제중대본) 회의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왼쪽부터 두 번째부터 윤면식 한국은행 부총재, 김 차관,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연합뉴스
    1,2차 추경 합쳐 50조원 규모… 금융위기 당시 28.4조 넘어선다

    지난달 발표한 고용안정특별대책 10조1000억원 규모의 예산도 3차 추경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소상공인·기업 고용유지 지원, 근로자 생활안정 대책, 긴급 일자리 창출, 실업자 지원 등 4대 분야에 중점을 두는 고용안정대책에는 예비비와 기금변경으로 마련하는 8000억원을 제외한 9조3000억원이 추가 반영될 전망이다.

    여기에는 113만명 근로자 생활안정 긴급지원 1조9000억원, 고용안정지원금 지원요건을 완화하고 지원금을 확대하는데 1조5000억원, 취약계층 취업 지원 프로그램에 4000억원 등이 포함된다.

    바닥을 보이는 고용보험기금에 투입해야 하는 정부 재원도 3차 추경으로 마련될 계획이다. 지난해 2조1000억원 적자를 본 고용안정기금은 올해 실업급여 지급액이 대폭 증가하면서 당초 마련한 9조원 가량의 실업급여 계정이 3조원 이상 부족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3~4조원 가량을 3차 추경안에 포함해 기금 재정건전성 확충에 지원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1차 추경에서 삭감된 세입 경정분 3조2000억원과 코로나19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세수감소분 5조원 안팎이 포함되고, 한국판 뉴딜 프로젝트에 필요한 예산 4~5조원이 더해지면 3차 추경안은 3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1차 추경 11조7000억원, 2차 추경 12조2000억원만으로 23조9000억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30조원 규모의 3차 추경안이 통과되면 올해 총 추경액은 50조원이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편성한 28조4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크게 웃도는 금액이다.

    삭감되는 SOC 사업, 공공 일자리로 경기부양 가능할까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정부의 1,2,3차 추경의 기조는 결국 재정을 투입해 만든 일자리 사업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각 부처와 공공기관의 불필요한 재정지출을 줄이고, 대규모 SOC 사업을 전면 검토하는 방식으로 재원을 마련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제주 제2공항 설계용역 사업비 등 주요 SOC 사업예산들이 속속 삭감되고 있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사회간접자본(SOC) 투입으로 경기부양에 성공한 이명박정부와는 대조되는 행보다. 당시 이명박정부는 28조원 규모의 추경안에 절반 가량(12조원)을 SOC 사업에 할애해 OECD 국가 중 유일한 경제성장 플러스(+)를 기록했다.

    때문에 확실한 일자리 창출과 경기부양 효과를 담보하는 SOC 투자사업을 배제한 문재인정부의 코로나 추경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대한건설협회는 지난달 대정부 건의를 통해 "건설산업은 국가 GDP의 15%를 차지하는 기간산업이지만 코로나19 사태로 건설투자 감소가 10조원을 넘어서고 건설 취업자도 최대 6만명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국민 생활과 밀접한 건설투자 확대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일자리 창출을 경기부양의 핵심으로 내세운 만큼 정부가 만든 공공일자리가 민간 일자리로 얼마나 흡수돼 안정적인 고용지표로 이어지느냐가 이번 정책의 초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늘어나는 일자리가 대부분 정부 예산으로 만든 공공일자리라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 아니다"며 "정부가 창출한 공공일자리를 민간에서 흡수할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