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상장 후 공모가 밑으로 떨어진 적 없어전년 대비 2배 가까이 성장… 시총 40조 기록 삼성, 바이오 10년 투자 결실 본격화
  • 검찰이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 의혹과 관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압박하는 가운데, 주요 쟁점에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성바이오)의 가치는 급상승에 눈길을 끈다.

    삼성바이오가 고의적 분식회계 오명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초대형 회사로 급성장 중이다. 삼성바이오 가치를 부풀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유리하게 했다는 검찰의 주장은 힘을 잃게 됐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는 종가 기준 62만2000원을 기록하며 시가총액 기준 국내 3위(40조 규모)까지 도약했다.

    이는 2배 가까이 성장한 것으로 불과 2년전 부정회계 의혹으로 상폐 위기를 몰렸던 것과 비교하면 화려한 비상이다. 삼성바이오는 삼성그룹 계열사 중에서도 가장 늦게 상장이 이뤄졌지만 현재는 초대형 회사로 변모했다. 

    지난 1분기 시장 예상을 상회하는 620억대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을 비롯해 1, 2공장 가동률이 80%가 넘어가고 지속적인 수주가 이어지면서 기업 가치도 크게 올랐다. 

    또한 4공장 증설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삼성바이오는 2022년 3공장 가동률이 최대치에 이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4공장 증설 건립도 구상하고 있다. 삼성의 바이오사업이 10년 만에 본궤도에 진입한 것이다.

    삼성은 10년 전인 지난 2010년 5월 바이오제약, 의료기기, 자동차용전지, LED, 태양전지 등 신수종사업을 발표했으며, 그해 12월 삼성은 바이오제약 사업 진출을 결정했다. 다음해인 2011년 4월 삼성바이오로직스 설립, 2012년 2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하며 바이오산업에 본격 시동을 걸게 됐다. 

    그러나 이 같은 성장에도 검찰과 시민단체는 여전히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지난 2015년 5월 참여연대 등이 분식회계 의혹을 제기한데 이어 지난 2018년 검찰의 수사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경영권 승계 의혹의 중심으로 지목하고 있다. 

    검찰은 삼성그룹이 삼성바이오의 회사 가치를 실제보다 높게 평가해 제일모직의 주가를 올리는 방식으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비율을 제일모직에 유리하도록 조작했다고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이 보유한 제일모직의 지분(23.2%) 가치를 높이고 삼성물산의 주가를 떨어뜨렸다는 것이다. 

    상장 당시 일부에서 공모가(13만6천원)와 관련 고평가 논란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공모가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다. 오히려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유럽 허가 등을 발판으로 꾸준한 성장을 시현했다.  

    분식회계로 바이오사업 가치를 부풀린 것이 아니며, 바이오산업의 밝은 전망을 회계적으로 장부에 반영했다는 삼성의 주장에 힘이 실리는 부분이다. 

    이와 함께 삼성바이오 분식회계에 대한 의혹 역시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삼성바이오 증거인멸 사건 1심 재판부는 지난해 말 1심 선고에서 검찰 공소사실 중 '분식회계 의혹' 부분의 삭제를 명령했다. 

    당시 재판부는 검찰을 향해 "상당량의 자료가 확보돼서 수 개월간 수사가 진행됐음에도, 회계부정 사건은 아직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며 "이후 기소돼도 범죄 성립 여부와 법리 등에서 치열한 다툼이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검찰의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압박은 실익이 없는 무리한 수사라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의혹만 나열한 채 뚜렷한 혐의는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민단체의 분식회계 고발 이후 5년이 지났지만 혐의는 드러난 것이 없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삼성 합병과정에서의 시세조종 의혹으로 수사가 이뤄졌지만 이 역시 상황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