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액셀러레이터'설립하고 유망 스타트업 지원신세계, SI와 공동출자 형태로 CVC 설립… 스타트업 투자GS홈, 벤처기업에 3600억 투자… 하이트진로, 엔젤투자자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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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 늪에 빠진 유통업계가 신규 먹거리 발굴을 위해 스타트업 투자를 늘리고 있다. 스타트업이 가진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접목해 신사업 아이템을 발굴하고 활로를 모색하려는 시도다.스타트업 투자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곳은 롯데그룹이다. 롯데는 2016년 신동빈 회장의 지시로 창업보육기관인 ‘롯데엑셀러레이터’를 설립하고 유망 스타트업을 지원해 왔다.신 회장의 롯데엑셀러레이터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 법인 설립 자본금 150억원 중 50억 원을 사재 출연했을 정도다.초기 벤처회사를 선발해 2000만~5000만원의 창업지원금과 자문을 제공하는 제도인 '엘캠프(L-Camp)'를 통해 지원한 스타트업만 100여곳에 달한다. 실제로 엘캠프 1~4기 스타트업 61개사의 기업가치는 약 3.4배 성장했고 절반 이상은 후속투자 유치에 성공했다.사내벤처에 대한 투자도 이어가고 있다. 단순 투자뿐만 아니라 지난해 홀딩밴드형 기저귀를 출시한 바 있는 ‘대디포베베’와 중고거래 플랫폼 ‘마켓민트’ 등 실제 사업화에 성공하는 사례도 많다.신세계그룹은 최근 신세계인터내셔날(SI)과 신세계백화점, 센트럴시티는 공동출자 형태로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을 설립했다. 자본금 규모는 총 200억원 정도. SI와 신세계백화점, 센트럴시티가 각각 100억원, 60억원, 40억원을 투자했다. 법인명은 ‘시그나이트파트너스’다.CVC란 대기업이 벤처투자(지분인수)를 위해 자회사 형태로 운영하는 금융회사로, 기술 기반 스타트업에 전략적으로 투자해 개발된 기술을 자사 사업에 적용하는 것이 CVC의 주요 역할이다.신세계그룹의 스타트업 투자 행보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마트와 신세계아이앤씨는 지난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동영상·이미지 기술로 무인매장 솔루션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인터마인즈에 각각 5억원과 10억원을 투자했다.물건만 들고나오면 AI가 구매 품목과 구매자를 인식해 자동 결제하는 인터마인즈 기술은 미국의 무인매장 ‘아마존 고’와 유사하다. 당시 신세계가 미래형 유통 매장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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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업황 변화로 혼돈기를 겪고 있는 유통업계에서 스타트업 투자에 가장 앞서있는 기업은 GS홈쇼핑이다. GS홈쇼핑이 현재까지 직간접적으로 투자한 전 세계 벤처기업 수는 현재 600여개로, 투자 총액만 3600억원에 달한다.투자대상은 플랫폼 등 커머스 분야 외에도 AI, 빅테이터, 마케팅, 온·오프라인 결합(O2O) 등 다양하다. GS홈쇼핑은 자사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벤처기업과 함께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는 등의 협업을 한다.국내 밀키트(반조리 간편식)업체 ‘프레시지’, 반려동물용품 배달 서비스업체 ‘펫프렌즈’, 다이어트 코칭 벤처기업 ‘다노’ 등이 GS홈쇼핑 투자로 성장한 대표적 기업이다.
GS홈쇼핑에서 상품을 판매한 투자 벤처기업들의 올해 1분기 총매출액은 작년 동기 대비 50% 급증하기도 했다. GS홈쇼핑은 ‘CoE’(Center of Excellency)라는 전문가 집단을 통해 벤처기업들이 사업개발이나 마케팅 등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역할도 한다.하이트진로도 스타트업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달 스타트업 2곳과 지분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에 계약을 체결한 스타트업은 블루투스 스피커 등을 개발하는 ‘이디연’과 스포츠 퀴즈 관련 애플리케이션 등을 개발하는 ‘데브해드’다.하이트진로는 두 기업의 전문성과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해 투자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10월 법인형 엔젤 투자자로 선정됐고, 지난달 맛집 메뉴를 발굴하고, 판매·배송하는 스타트업인 ‘아빠컴퍼니’에 투자했다.내수 침체와 소비 문화 변화로 국내 유통업체들의 성장이 정체된 만큼 스타트업 투자를 통해 활로를 모색하는 것도 투자를 늘리는 이유다. 유통업계에도 IT기술 접목이 늘고 있어 해당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에 직접 투자하거나 전략적 제휴를 강화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유통업계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과 포스트 코로나 등 국내 유통업계는 피할 수 없는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면서 “신성장동력 발굴과 혁신의 성과에 따라, 향후 10년의 성패가 결정 될 것”이리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