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2027년까지 화웨이 전면 배제이통3사, 28㎓ 대역 장비 선정 계획美中 갈등 격화 속 LG유플러스 미운털 우려
  • 영국 정부가 중국 화웨이의 5세대(5G) 장비를 배제하겠다고 밝히면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화웨이의 5G 장비를 사용하는 LG유플러스는 올 하반기 28㎓(기가헤르츠) 대역 기지국 장비 발주를 앞두고 마른침을 삼키고 있다.

    22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최근 영국 정부가 5G 이동통신 네트워크 구축사업에서 화웨이를 2027년까지 퇴출하기로 했다. 

    앞서 영국 정부는 지난 1월 5G 사업에서 비핵심 부문의 화웨이 장비 점유율을 35%로 제한하기로 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과 홍콩보안법 통과에 따른 영향으로 전면 배제키로 결정했다.

    화웨이 배제 국가는 영미권 5개국(미국, 영국,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공동체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가운데 캐나다를 제외한 4개국으로 확대됐다. 이 가운데 유럽은 화웨이 전체 매출의 24%를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은 화웨이 장비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주장하면서 동맹국에게 쓰지 말것을 촉구하고 나선 상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달 우리나라의 SK텔레콤과 KT를 언급하면서 전 세계의 통신회사가 화웨이와 거래를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로버트 스트레이어 미 국무부 사이버·국제정보통신 담당 부차관보도 지난 4월부터 LG유플러스가 화웨이 5G 장비 배제에 동참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섰다. 스트레이어 부차관보는 LG유플러스가 믿을 수 없는 공급자를 배제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013년부터 4G LTE 전국망 구축에 화웨이 장비를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미국이 우려하고 있는 화웨이 장비 보안에 대해 국제 CC(Common Criteria·공통평가기준) 인증을 통해 해소한 바 있다.

    하지만 미·중 갈등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독자적으로 화웨이 5G 장비를 쓰기에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하반기 상용화 예정인 28㎓ 대역은 현재 서비스 중인 3.5㎓ 대역보다 더 높은 고주파 영역이다.

    28㎓ 대역은 산업용 로봇, 자율주행차, 스마트팩토리, 드론 작동 등 많은 양의 데이터 전송에 용이하다. 5G 서비스의 결정판으로 불리는 만큼, 이통 3사의 하반기 발주 장비 선택에 관심이 쏠린다.

    LG유플러스는 호환성 측면에서 기존에 써왔던 화웨이 5G 장비를 쓰는 것이 용이할 수 밖에 없다. 경제적 관점에서도 새로운 기지국을 구축하는 데 드는 교체 비용도 수조원에 달하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이에 LG유플러스 내부적으로 화웨이 5G 장비 발주를 높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공식적으로는 신규 장비 발주에 대해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화웨이 5G 장비를 그대로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LG유플러스의 3.5㎓ 대역에서 다른 장비를 사용할 경우 연결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이라며 "또한 보안의 안정성이 확인된 만큼 화웨이 5G 장비를 계속 쓸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편 SK텔레콤과 KT는 3.5㎓ 대역에서 삼성전자와 노키아, 에릭슨 3개 장비업체와 계약을 맺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