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분기 성장률 최악 성적"3·4분기 평균 1.3% 성장해야 연간 -1.3% 가능"국민총소득도 -2.2%…GDP물가는 플러스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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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충격이 장기화하면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1분기 -1.3%에 이어 2분기 -3.2%로 고꾸라졌다. 

    최악의 -2%대 연간 성장률을 피하고 현재 전망치인 -1.3%라도 달성하려면 3·4분기 평균 1.3% 성장해야 하지만 코로나19가 재확산하고 있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민간소비 찔끔 개선됐으나 코로나發 수출 충격 확산

    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3.2% 감소했다.

    앞서 발표한 속보치(-3.3%)보다 0.1%포인트 상향 조정됐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2008년 4분기(-3.3%) 이후 11년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지출항목별로는 건설투자가 -0.2%포인트 하향 수정된 반면 설비투자와 민간소비가 각각 2.5%포인트, 0.1%포인트 상향 수정됐다. 경제활동별로는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각각 0.1%포인트, 0.2%포인트 상향됐다. 

    잠정치가 속보치보다 상향됐음에도 코로나19 여파로 수출이 최악으로 떨어지면서 성장률에 큰 타격을 입었다. 수출은 1분기 -1.4%에서 2분기 -16.1%로 더 급감했다. 수입도 -3.6%에서 -6.7% 줄었다. 

    정부의 재난지원금,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등 효과에 힘입어 민간소비가 1분기 -6.5%에서 2분기 1.5%로 반등했으나 무너진 성장률을 떠받치기엔 역부족이었다. 정부소비도 1.1% 증가했으나 1분기(1.4%)보다 저조했다. 

    GDP에 대한 성장 기여도를 봐도 내수 기여도가 1분기 -2.1%포인트에서 2분기 0.9%포인트로 플러스 전환했지만 민간 기여도가 -3.1%포인트로 하락폭이 크게 확대됐다.

    이는 순수출 기여도가 1분기 0.7%포인트에서 2분기 -4.1%포인트로 큰 폭 떨어진 영향이다. 정부 기여도도 0.2%포인트에서 -0.3%포인트로 마이너스 전환했다. 

    박성빈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재난지원금 효과과 개별소비세 인하는 물론 확진자수 감소세로 소비심리가 개선되고 주식시장이 나아지면서 6월 소비가 비교적 양호하게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들이 실질적으로 손에 쥐는 소득도 후퇴했다. 2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기 대비 -2.2% 감소했다. 2008년 4분기(-2.4%) 이후 최저치다. 

    다만, 실질 국내총생산 성장률(-3.2%)보다는 높게 나왔다.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감소했으나 교역조건 개선으로 실질무역손실이 줄어든 탓이다. 

    ◆22년 만에 최악 GDP…3·4분기 1%대 성장 '물음표'

    한은은 올해 우리나라 연간 경제성장률을 기존 -0.2%에서 -1.3%로 대폭 낮췄다. 

    이로써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겪었던 1998년(-5.1%) 이후 22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공식화했다. 

    1분기(-1.3%)와 2분기(-3.2%) 성장률을 감안할 때 연간 -1.3% 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3분기와 4분기 평균 1.3% 성장해야 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코로나19 재확산 흐름이 오는 10월 진정된다는 전제 하에 따른 계산이다. 한은은 비관 시나리오 하에서 코로나19가 겨울까지 이어진다면 성장률이 -2.2%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만약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될 시 연간 성장률이 -3%대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은의 이번 성장률 전망치는 3단계 시행 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반영되지 않았다.

    박성빈 부장은 "연간 성장률 -1.3%를 기록하기 위해서는 산술적으로 하반기에 분기 평균 전기 대비 1.3%가량 성장해야 한다"며 "거리두기 2.5단계 조치가 우리 경제를 비관 시나리오로 가게 할지, 아닐지를 지금 판단하기에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2분기 성장률을 소수점까지 보면 속보치 때에는 -3.33%, 이번 잠정치 때에는 -3.15%로 0.18%포인트 상향 수정됐다. 단순히 나눠보면 연간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은 0.045%포인트 정도로 한은은 예상했다. 

    박성빈 부장은 "최근 경제 상황처럼 충격이 있을 땐 변동성이 크고 불규칙 요인이 막대한 영향을 미쳐서 성장률이 차이가 날 수 있지만 2분기 0.1%포인트는 변동성에 비해 크진 않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민경제의 종합적인 물가수준을 보여주는 일종의 'GDP물가' 개념인 GDP디플레이터는 6분기 만에 플러스 전환했다. 

    2분기 GDP디플레이터는 전년 동기 대비 1.2% 상승했다. 2018년 4분기(0.0%) 이후 사상 첫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내며 저물가 흐름을 이어갔으나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수출보다 수입 디플레이터가 더 큰 폭 하락하면서 교역조건이 개선되며 반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