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치료 후 2∼4주 뒤 증상… ‘심하면 사망’ 방역당국, 환자 조기 발견 위해 감시체계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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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 괴질’로 불리는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 사례가 국내서 2건 보고됐다. 확진된 어린이들은 모두 퇴원한 상태지만, 코로나19와 연관된 부분이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유럽과 미국 등에서 이 증후군이 보고된 바 있다. 가와사키병, 사인토카인 폭풍과 비슷한 증상을 갖고 있지만 엄연히 구분되는 질환이다. 

    5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국내에서 2건의 사례가 확인된 ‘코로나19 연관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은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두 개 이상의 신체 기관에서 중증 상태의 염증이 발생했다.

    첫 사례인 11세 남아 A군은 지난 1~3월 필리핀에 머물렀다. 올 4월 29일부터 5월 11일까지 발열과 복통 증세로 입원 치료를 받았다. 

    A군은 지난 5월 25일 보고된 이후 코로나19 검사 결과 음성으로 나오면서 다기관염증증후군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판정을 받았지만, 이후 시행된 항체검사에서 양성으로 나왔다.

    두 번째 사례인 12세 남아 B군은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후 확진 판정을 받아 지난 8월 19일부터 9월 1일까지 입원치료를 받았다. 퇴원 후에도 발열과 복통 증상이 나타나 지난달 14일부터 23일까지 다시 입원 치료를 받았다.

    2명의 코로나19 연관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 어린이들은 다행히 모두 퇴원한 상태다. 면역글로불린 제제만 투여받고 빠르게 회복된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당국은 현재 코로나19 감염 증거가 있거나 항체반응이 양성으로 나오는 경우에 한해 이 질환으로 판정하고 있다. 아울러 병원체 등 원인이 확인되지 않은 경우에도 이 증후군으로 진단할 수 있다.

    이 병에 걸린 소아·청소년은 대체로 고열과 발진, 안구충혈 등의 증상을 보이고 심한 경우 다발성 장기 기능 손상 등이 나타나 사망할 수도 있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앞으로 코로나19 연관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 사례에 대한 감시 및 조사를 지속할 계획이다. 마스크 착용, 손 씻기, 사회적 거리두기 등 코로나19 예방수칙을 준수해달라”고 당부했다.

    최은화 서울의대 소아과학교실 교수는 “사이토카인 폭풍과 일부 중복되는 증상이 있긴 하지만 ‘2개 이상의 다기관 침범’, ‘중증’이라는 면에서는 구분된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에서는 935명이 다기관염증증후군 판정을 받았고 이 중 19명이 사망했다. 프랑스에서는 79명의 환자 중 1명이 사망했고, 영국에서도 78명이 확진돼 2명이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