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계열사 용역만 1400억 규모… 현대계열 서울아산병원 대비 220배 많아 고영인 의원 “용처 불분명한 기타용역 문제 면밀히 살펴야”
  • ▲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고영인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고영인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삼성서울병원 저격수로 고영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떠올랐다. 수탁연구 회계문제에 이어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의혹 등 연이은 질타로 집중포화를 하고 있다.

    8일 고영인 의원은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 국정감사에서 삼성서울병원이 동일규모 상급종합병원에 비해 외주용역비 사용이 과다하고 상당 부분 삼성계열사에 수의계약방식 등으로 비용을 집행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고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생명공익재단이 운영하는 삼성서울병원의 외주용역은 청소, 경비 등 인원은 동급 병원보다 최소한의 인원을 고용해 비용을 줄이고 기타용역에는 가장 큰 비용을 지출했다. 

    실제로 지난해 삼성생명공익재단은 삼성생명보험에 548억, 식음 브랜드인 삼성웰스토리에는 291억, 에스원에 287억, 삼성SDS에 241억 등 삼성계열사에만 1,412억을 몰아줬다.

    대형병원의 외주용역비는 주로 환자와 직원들을 위한 건물 청소, 시설관리, 경비, 급식, 세탁, 전산시스템관리 등의 용역에 사용된다. 그 외 외주용역은 병원마다 다르고 어떠한 외주용역을 하고 있는지 ‘기타용역’으로 묶어 분류돼 세부내역을 보고하지 않는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의 매년 95% 가량의 수입과 지출이 삼성서울병원인 것으로 볼 때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서울병원은 거의 한 몸처럼 움직인다고 볼 수 있다.

    고 의원은 “삼성서울병원의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형태는 병상규모가 훨씬 큰 국내 최대 병원이자 현대그룹계열인 서울아산병원과 비교하면 차이가 명확하다”고 비판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재단법인 아산사회복지재단이 운영하고 있으며 한해 특수관계법인 거래 비용이 5~6억 수준이다. 삼성서울병원이 서울아산병원의 220배에 달하는 계열사 간 거래가 이뤄지고 있음이 드러난 것이다.

    고 의원은 “삼성서울병원의 일반적 외주용역비인 청소, 경비, 급식비 등은 다른 병원보다 적게 쓰면서 사용처가 불분명한 외주용역비와 삼성SDS에 맡기는 전산시스템관리비를 과도하게 사용하고 있다. 용처가 불분명한 기타용역비라는 명목으로 삼성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을 갖기 충분하다”고 언급했다. 

    앞서 지난 7일 국정감사에서도 고 의원은 삼성서울병원의 수탁연구 회계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한 바 있다. 

    병원이 정부로부터 직접 연구용역과제를 위탁받아놓고도 회계는 대학 산업협력단으로 처리했다는 것이다. 삼성서울병원은 지난해에만 312억8000만원 규모의 수탁연구 과제를 진행했는데, 병원 회계로 잡지 않아 수익을 축소시켰고 이로 인해 ‘역분식 회계’가 발생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