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 넘던 배추 6천원대로, 집콕 문화에 쌀값 꾸준히 상승가격 급등락 해마다 반복, 재해·기후변화 커지며 등락폭 ↑aT 배추 수매량 0.7% 불과… 농산물 수급정책 강화 시급
  • ▲ 지난 8일 서울 송파구 가락농수산물시장에 쌓여있는 배추ⓒ권창회 사진기자
    ▲ 지난 8일 서울 송파구 가락농수산물시장에 쌓여있는 배추ⓒ권창회 사진기자
    서민 물가와 직결된 주요 농수산물 수급관리가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 가격이 급등했다 다시 떨어지는가 하면, 꾸준히 줄어드는 쌀 생산량 탓에 쌀값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식품공사(aT)에 따르면 배추(10kg, 上品) 도매가격은 지난 7월 1만1623원에서 8월 1만9707원이었다. 한달새 70%나 급등한 것이다. 배춧값은 8월 유례없는 장마와 태풍 피해로 9월에는 2만5957원으로 다시 급등했고 10월 들어서 2만1997원으로 다시 떨어지기 시작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기상상황 여파로 치솟았던 배춧값이 가을배추 출하가 시작되면서 안정세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10월 중순 가을배추 출하량이 증가하면서 가격은 계속 하락해 11월과 12월에는 절반 이하 가격으로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지난달 대형마트에서 포기당 1만원이 훌쩍 넘던 배추 가격은 이달 들어 6000원대로 떨어졌다. 도매가격도 9월 상순 6597원에서 중순 8607원까지 급등했다가 9월 하순 8124원, 10월 상순 5662원으로 가격이 내렸다.

    쌀값은 매년 꾸준히 증가세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재택근무과 활성화되고 '집콕 문화'가 확산되면서 소비량은 증가해 쌀값 상승폭이 유독 크다.

    쌀 도매가격은 10월 기준 5만2956원(20kg, 上品)으로 지난해 같은기간(4만6787원)보다 6169원(13%) 올랐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쌀 예상 생산량은 363만1000톤으로 지난해보다 11만3000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 ▲ 배추와 쌀 연간·월간 도매가ⓒ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 배추와 쌀 연간·월간 도매가ⓒ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주요 농산물의 가격 급등락 반복은 매년 국정감사에서 지적되는 문제지만, 개선되지 않는 고질적 문제다. 특히 가속화되는 기후변화와 전염병 등 재난의 일상화에 따라 시장 수급에만 기대는 정부정책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aT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배추의 경우 연중 가격편차(최저가 대비 최고가)가 2015년 약 3배 수준에서 2019년 약 6.8배 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2015년에는 배추 10kg가 가장 쌌던 시기 가격은 3800원이었지만 가장 비쌌던 때는 3.8배 높은 1만1300원으로 치솟았다. 이런 연중 가격편차는 2016년 5.4배, 2017년 5.9배 등 해마다 격차가 커지다가 지난해에는 6.8배를 기록했다. 해가 갈수록 농산물 가격 급등락폭이 커지는 것이다.

    무의 경우 2015년 2.8배 수준에서 2019년 3.9배 수준으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건고추는 2015년 1.1배에서 2019년 1.4배로 확대됐다.

    aT는 지난 10년간 207억원의 예산을 들여 ’농산물유통소비정보조사‘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농산물의 투명한 거래질서 확립과 수급 및 가격안정 도모라는 목표를 달성하는데 실효성 있는 역할을 하고 있지 못하다고 위 의원은 지적했다.

    위 위원에 따르면 aT가 매년 수매하는 배추량은 6만여톤으로 전체 생산량(844만톤)의 0.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시장 수급에만 기대고 있는 셈이다. 또 농산물 수급조절 물량의 87%를 수입산에 의존하는 등 해외 변수에도 취약한 실정이다.

    위 의원은 "코로나와 기후위기로 인해 안정적인 먹거리 공급을 위한 식량안보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며 "현재 정책수준으로는 기후변화와 재난의 일상화에 따른 작물재배환경의 급변화에 대응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채소가격안정제의 확대와 의무자조금 등 생산자단체 조직화를 추진하고 관련 정책을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