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미칼 부문, 제품 스프레드 확대로 실적 견인태양광 이어 헬스케어 등 고부가 소재 글로벌 진출
  • ▲ 서울 중구 소재 한화솔루션 본사. ⓒ권창회 기자
    ▲ 서울 중구 소재 한화솔루션 본사. ⓒ권창회 기자
    1월 합병 이후 처음으로 전 부문 영업흑자를 달성한 한화솔루션이 당분간 탄탄대로를 걸을 전망이다.

    기존 사업인 케미칼 부문의 수익성 호조가 이어지고 있으며 태양광 부문도 반등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중장기 제품 다변화도 도모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다시 쓸 준비를 마쳤다는 평이다.

    18일 금융투자업계 실적 전망치 분석 결과 한화솔루션은 4분기에 연결 기준 매출액 2조3598억원, 영업이익 1753억원의 성적을 거둘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은 지난해 4분기 2조4345억원에 비해 3.06% 감소한 반면 영업이익은 470억원에서 3.7배가량 급증할 전망이다.

    이를 통해 올해 연간 실적은 매출액 9조9793억원, 영업이익 7030억원으로 추산된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매출액(9조4574억원)은 5.05% 줄어들지만, 영업이익(4592억원)은 53.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견인한 케미칼 부문은 업황 개선에 따른 스프레드 강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전 제품의 정기보수로 전분기에 비해 감익이 불가피해 보인다.

    주요 제품 중 하나인 LDPE(저밀도 폴리에틸렌), EVA(에틸렌 비닐아세테이트)는 최근 스프레드가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으며 TDI(톨루엔디이소시아네이트)는 안정적인 시황을 유지하고 있다.

    원재료 가격이 하향 안정화되는 가운데 코로나19로 인해 오히려 포장용 수요가 늘고 있고, 동남아시아·중국에서는 올해 LDPE 증설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반면 예정된 정기보수로 전분기대비 역성장이 예상된다. △LDPE·EVA 35일 △LLDPE(선형 저밀도 폴리에틸렌) 15일 △PVC(폴리염화비닐) 17일 △TDI 15일 등 정기보수가 예정됐다.

    지분법손익 역시 YNCC 정기보수 영향으로 56% 줄어들 전망이다. 첨단소재는 전자소재 비수기 영향 등으로 흑자를 기록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태양광 부문의 경우 모듈 판매량은 연말 미국, 중국 등을 중심으로 설치량이 늘어나면서 4분기에도 회복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웨이퍼, 글래스, EVA Sheet 등 원부자재 가격 급등으로 원가가 상승함에 따라 부진한 수익성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코로나19로 대면 판매가 어려워지면서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주거용·상업용보다는 유틸리티용 판매 비중이 높아진 점도 수익성 약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 ▲ 헬스케어 및 정밀화학사업 중장기 전략. ⓒ한화솔루션
    ▲ 헬스케어 및 정밀화학사업 중장기 전략. ⓒ한화솔루션
    내년부터는 외부 판매량 증가에 더해 다운스트림 매출이 추가됨에 따라 태양광 부문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당장 조 바이든 후보자 당선에 따른 미국발 친환경 에너지 도입 정책이 날개를 달아줄 전망이다. 바이든 당선인의 공약이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미국 태양광 시장은 가히 폭발적인 성장이 기대되며 한화솔루션의 미국 내 시장 지위를 고려할 때 최대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다.

    앞서 한화큐셀은 상반기 미국 주거용·상업용 태양광 시장에서 압도적 1위에 올랐다. 주거용 태양광 모듈의 경우 8분기 연속 1위를 달성했다.

    또한 중국의 14차 5개년 계획상 향후 태양광 설치량은 현재보다 50~100%가량 늘어날 가능성이 높으며 유럽에서도 그린뉴딜 정책 시행에 따른 설치 수요 증가가 전망된다.

    무엇보다 당초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됐던 전력 리테일 사업이 내년부터 현실화될 것이라는 점이 긍정적이다.

    한화큐셀은 이미 독일에서 중소형 기업들에게 친환경 전력을 판매하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대형 기업들에게도 그린에너지를 공급하면서 전력 리테일 사업이 본격적으로 구체화될 전망이다.

    다운스트림 사업이 강화될 경우 원재료 가격 변동으로 인한 높은 실적 변동성에서 자유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김정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태양광의 본격적인 도약은 사실상 정해진 미래로 판단된다"면서 "한화솔루션의 경우 현재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중국 태양광 기업간 증설 경쟁에 뛰어들기 보다는 신재생에너지 발전과 같은 다운스트림으로의 확장과 수소사업 진출을 구체화하며 차별화된 성장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케미칼 부문은 화학업황 회복에 따른 스프레드 상승이 기대된다. 나아가 고부가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제품 포트폴리오 변화에 대한 노력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앞서 케미칼 부문은 기저귀와 생리대 등 위생용품에 사용되는 '퍼스널 케어' 원료인 수첨석유수지를 자체 개발해 지난해 말부터 생산하고 있다. 올해 5월에는 고굴절 렌즈 등의 원료인 XDI(자일릴렌 디이소시아네이트) 양산을 통해 비전 케어 사업에도 진출했다.

    또한 최근 헬스케어 및 정밀화학 소재인 고순도 크레졸 사업에 대한 신규 투자를 발표했다.

    한화솔루션은 2023년 7월 상업생산을 목표로 약 1200억원을 투자해 연산 3만t 규모의 고순도 크레졸 생산 공장을 전남 여수산업단지에 건설할 계획이다.

    크레졸은 제조 방식에 따라 합성 비타민의 원료가 되는 '뉴트리션(식품영양)' 분야를 비롯해 멘솔(menthol) 등 합성향료, 산화방지제 등 다양한 분야의 기초 소재로 활용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강한 화학 시황을 바탕으로 태양광 다운스트림 사업 강화까지 더해지면서 내년도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할 전망"이라며 "점차 완성돼 가는 신재생에너지 큰 그림을 고려할 때 2025년 목표인 영업이익 1조6000억원 달성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