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건 회장 장남 김상윤 부사장, 부국증권 주식 담보로 8억 대출융통 자금 전량 부국증권 지분 매입, 지분율 1.62%까지 끌어올려 고배당 정책 염두에 둔 행보, 향후 승계 자금 마련 창구로 활용할 듯
  • 부국증권 오너 3세 김상윤 유리자산운용 부사장이 주식담보대출을 활용해 부국증권 지분 확대에 나섰다. 작년 말 부국증권 단일 3대 주주로 올라선 뒤 잇따른 지분 추가 매집으로 경영 승계 움직임이 감지된 지 불과 3개월 만이다. 융통된 자금 전량이 지분 매입에 투입된 가운데 연말 배당수익을 늘리고 향후 승계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상윤 부사장은 지난 7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부국증권 보통주 4만3096주를 장내 매수했다. 주당 취득단가는 각각 1만8200원, 1만9600원으로 약 8억원어치다. 이로써 김 부사장의 부국증권 지분율은 직전 보고서 기준 1.20%(12만4440주)에서 1.62%(16만7536주)로 0.42%포인트 늘어났다.

    김 부사장은 부국증권 지분 매입에 필요한 자금을 주식담보대출을 통해 조달했다. 지난 7월 2일 부국증권 보통주 9만주를 담보로 농협은행으로부터 8억원을 대출 받았다. 만기는 1년이다. 당시 김 부사장이 보유한 부국증권 주식 부국증권 주식 12만4440주의 72.3%에 해당한다.

    같은 날 친인척 김상윤씨도 보유하고 있던 부국증권 주식 6만주 담보 계약을 체결하면서 5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계약 기간은 내년 7월 6일까지로 김 부사장과 같다. 김상윤씨 역시 융통한 자금 전량을 지분 매입에 활용했다. 지난 7월 14일 부국증권 보통주 2만7300주를 주당 1만8200원에 장내 매입했다. 총 5억원어치로 차입금액과 일치한다.

    시장에서는 부국증권 오너 3세들의 지분 확대를 두고 경영 승계를 염두에 둔 물밑작업에 돌입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김 부사장은 1978년생으로 부국증권 최대주주 김중건 회장(12.22%)의 장남이다. 2013년 부국증권 계열회사(99.9%) 유리자산운용에 입사한 뒤 3년 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작년 3월에는 이사회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경영 보폭을 넓혔다.

    앞서 전량 팔아 치운 부국증권 지분을 재매입한 것도 김 부사장이 본격적인 입지 굳히기에 나섰다는 정황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되고 있다.

    김 부사장은 2012년부터 꾸준히 부국증권 지분을 늘려왔지만 2018년 12월(455주), 작년 1월(10만3697주) 두 차례에 걸쳐 보유 지분 전량을 돌연 처분했다. 그러나 지분 매각 8개월 만인 작년 9월 부국증권 보통주 5만9000주를 시간외매매를 통해 사들이면서 주주명부에 재등장했다. 이후 전액 자기자금을 활용해 추가 매수에 나서면서 지분율을 1.2%까지 끌어 올렸다. 

    주식담보대출까지 더해 적극적인 지분 확대에 나선 만큼 경영 승계 신호탄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다만 부국증권의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만큼 주가 하락, 만기 연장 등의 문제가 생길 경우 주식 반대 매매 등의 위험도 존재한다.

    김 부사장이 이번 주식 매입으로 부국증권 지분율을 높인 것을 두고 연말 배당수익으로 실탄 확보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부국증권은 고배당 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곳으로 꼽힌다. 2019년 회계연도 배당성향은 39.41%으로 전년보다 2.08%포인트 증가했다. 전년 대비 당기순이익이 감소했지만 배당총액을 전년과 동일한 108억원으로 책정했기 때문이다. 

    배당성향은 배당금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값이다. 회사가 벌어들인 이익 중 배당에 할당한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 나타내는 지표다. 최근 3년간 부국증권의 배당성향은 ▲2017년 31.87% ▲2018년 37.33% ▲2019년 39.41% 등이다. 

    올해는 실적 상승세가 뚜렷한 만큼 배당총액을 늘릴 가능성도 적지 않다. 부국증권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실적은 영업이익 586억원, 당기순이익 46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실적을 3분기 만에 뛰어 넘었다. 각각 62.8%, 68.1% 증가했다. 

    이 같은 고배당 정책은 오너일가에 이익을 돌려주기 위함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부국증권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9월 말 보통주 기준 28.33%다. 작년 말 26.88%에서 오너 3세들의 지분 확대로 1.45%포인트 늘어났다. 이들이 연말 배당수익을 부국증권 지분 확대 등 향후 승계 재원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친주주정책의 이면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부국증권 관계자는 "오너일가 주식 매입 건과 관련 구체적인 배경과 추가 계획 등은 확인하기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