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첨단전략기술 선정되며 재정 지원부품 업체 인수 및 소재 국산화 나서향후 무인 전투기·민항기 등으로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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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차세대 국산 전투기 KF-21의 첨단 엔진 자체 개발에 나선다. 한화에어로는 오랜 시간 항공엔진을 생산하며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정부의 지원 아래 세계 7번째 항공엔진 기술 보유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24일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우리 군은 17년간 공을 들여온 초음속 전투기 KF-21의 본격적인 양산을 앞두고 있다.이에 맞춰 방산업계는 항공엔진 국산화에 대한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현재 우리 군에서 운용하는 유·무인기 엔진이 모두 해외 원천기술이기 때문에 수출 시 해당국의 승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통상 수입엔진은 초기 도입비가 30%, 유지보수 비용이 70%에 달할 정도로 비용부담이 크고 매출의 7%를 기술료로 지급해야 해서 수익성도 떨어진다.무엇보다 미래 전장에 핵심이 될 무인기 엔진 도입 시 미사일 기술통제체제(MTCR)에 의해 수출입에 제약이 발생하는 것 또한 독자 개발 목소리에 힘을 더했다.이러한 국산화 요구에 따라 한화에어로가 첨단항공엔진 자체 개발에 나선 것이다. 2030년대 후반까지 5조원을 투입해 국산 전투기 KF-21에 장착할 수 있는 1만5000lbf(파운드포스)급 터보팬 엔진 개발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한화에어로는 국내 유일 항공엔진 제조기업으로 지난 45년간 글로벌 메이저 방산업체의 엔진 면허생산을 진행하며 부품 가공, 조립, 창정비 기술을 엔진 선진국 수준으로 쌓아왔다. 올해 4월 엔진 1만대 누적 생산을 달성한 바 있다.올해 9월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첨단항공엔진 개발을 위한 세미나’에서 김원욱 한화에어로 첨단엔진사업단장은 “엔진 선진국들은 항공엔진 개발을 일찍이 국가 정책 사업으로 선정해 정부의 강력한 지원이 이뤄졌다”라며 정부의 지원을 강조했다.이에 정부도 지난 20일 유·무인기용 1만5000lbf급 이상 첨단항공엔진의 핵심 소재·부품 기술을 첨단전략산업으로 지정하며 4대 첨단산업에 25조원 규모의 정책금융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방사청은 연내 항공엔진 국산화 로드맵 수립을 추진하며 핵심소재 및 설계에 대한 구체적 논의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한화에어로는 일찍이 전투기 엔진 독자 개발에 공을 들여왔다. 2019년 미국 항공엔진 부품 업체 이닥(EDAC)을 3억 달러에 인수하며 엔진 외형인 고형체 제조 기술에 이어 핵심부품인 엔진 회전체 제조 역량을 확보했다.또한 작년 국방기술진흥연구소가 주관하는 무인기용 ‘TIT 1800K급 터보팬 항공엔진 저압터빈 내열합금 및 코팅 기술’ 개발 과제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항공엔진 핵심소재인 내열합금 국산화에도 앞장섰다.최근에는 한국재료연구원과 MOU를 맺고 가스터빈 엔진의 핵심 소재인 ‘니켈기 단결정 초내열합금 소재 기술’이전에 합의하기도 했다.한화에어로는 첨단엔진 독자 개발에 필요한 약 64종의 소재 중 17종을 개발하며 소재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한화에어로는 항공엔진 국산화를 위해 올해 기준 250여명 수준의 엔진 연구개발(R&D) 인력도 2028년까지 최대 800여명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당초 개발기간으로 13년을 예정했지만, 계획을 2년 앞당기며 6세대 전투기 엔진 개발과 시장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 기반의 항공엔진 통합 설계 플랫폼을 통해 엔진 개발의 효율성을 높이고 첨단 ICT 기술 등을 활용해 기간 단축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회사는 올해 7월 영국에서 열린 판버러 에어쇼에서 첨단항공엔진의 프로토타입을 최초 전시하는 등 사업에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향후 독자 엔진의 개발로 자주국방은 물론 글로벌 항공엔진 시장에서 ‘미래 먹거리’를 확보한다는 것이 한화에어로의 중장기 목표다.한편,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글로벌 항공기 엔진 시장은 민간과 군용을 합쳐 오는 2037년 약 3003조원 규모로 전망하고 있다.한화에어로 관계자는 “항공엔진 개발은 진입장벽이 높지만 국내 엔진 독자 개발이 이뤄질 시 국내 밸류체인 구축과 파생형 엔진 개발로 2050년까지 약 100조원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16만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