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SCFI 1938.32 기록, 집계 이후 최고치운임 상승세 중동·동남아 노선까지 확대내년 초 미주 노선 물동량에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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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상·항공 화물운임의 상승세가 지속하면서 국내 수출업체에 비상이 걸렸다. 수출기업들은 해운사와 내년 운송 계약 협상에 나선 상황에서 현재의 운임 급등세가 누그러지길 바라는 모습이다.

    2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해상 운임의 기준이 되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달 20일 1938.32를 기록하며 전주 대비 80.99포인트 올랐다. SCFI가 2009년 10월 집계를 시작한 이래 최고 수치다. 올해 초와 비교할 경우 2배 가까이 올랐다.

    국내 수출기업이 주로 이용하는 미 서안 항로 운임도 1FEU(4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당 3913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운임 상승세는 중동·동남아 노선까지 확대하고 있다. 특히 동남아 노선 운임은 미주 노선으로 선박이 몰리면서 같은 날 1TEU(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당 802달러를 나타내며 한 달 만에 5배 가까이 뛰었다.

    관련업계에선 이 같은 운임 상승세가 내년 상반기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해운시장은 비수기인 4분기에 운임이 대체로 하락하지만, 올해는 미국 경기 회복 등에 힘입어 미주 노선 물동량이 증가하면서 평소와 다른 추이를 보였다. 이에 국적선사인 HMM이 내달 2월까지 미주항로에 매달 1척 이상의 임시선박을 투입하는 등 지원에 나섰지만,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코로나19' 사태 초기 해외 배송비 지원에 나선 것처럼 해상운임 지원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상운임이 급등하면서 해상운송화물을 항공운송으로 전환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다만 항공업계도 코로나19 여파로 화물 운송 공급이 지난해보다 감소한 상황에서 늘어난 물량을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이달 발간한 '항공 화물 시장 분석'에 따르면 올해 화물공급량 수치인 '공급화물톤킬로미터(ACTK)'는 지난해보다 24.7% 줄었다.

    항공 화물의 경우 높은 운임 때문에 대기업이 주로 이용하지만, 이 같은 공급 부족으로 대기업도 해외 납품이 1~2주씩 지연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 노선 운임도 작년 대비 2배 이상 오르는 등 항공화물 운임도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업계는 4분기 항공 화물 성수기를 맞아 항공화물 운임이 당분간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23대, 13대의 화물기를 투입해 운송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또 기존 계획된 화물 노선의 정기편 외에도 비정기편 운항까지 늘리고 있다.

    한편 운임 급등세가 이어지면서 수출기업들의 고충도 나날이 커지고 있다. 기업들은 연말을 맞아 선사들과 내년 장기 운송계약(SC) 협상에 나선 상황에서 운임 상승세가 멈추지 않자 난감한 기색이다. 계약은 대체로 전년 평균 운임에 기반해 체결된다.

    이 가운데 미주노선 물동량이 내년 초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수출기업들은 물량 감소가 운임 하락으로 이어질까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수출기업 한 관계자는 "미국 수입이 준다는 것은 미국으로의 물동량이 준다는 의미이기에 수출기업 입장에서는 해운 운임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