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속 실적 악화에 인원 감축 불가피부산 101명 경남 87명 광주 45명 등 떠나 빅테크와 경쟁에 비이자 수익 확대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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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을 기점으로 5대 지방은행(BNK부산·BNK경남·DGB대구·JB전북·JB광주)에서 총 287명이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코로나19로 가속화된 은행권의 플랫폼 경쟁 및 디지털화 바람이 지방은행의 대규모 희망퇴직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5일 은행권에 따르면 1년 전 BNK부산, DGB대구, JB광주은행 등이 희망퇴직을 실시하지 않은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규모다.지방은행의 몸집줄이기는 저금리 속 시중은행과 경쟁이 치열해 진데다 마이데이터 시행을 앞두고 대규모 변화를 요구 받자 체질개선에 나선 영향이 크다.BNK금융 김지완 회장은 4일 신년사에서 "일반적인 상업은행 업무에만 의존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BNK는 은행산업 변화에 따라 비은행, 비이자부문 수익 확대를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꾸는데 집중하고 있다.BNK부산은행에서는 이번 희망퇴직으로 총 101명이 은행을 떠났다. 만 56세 직원에게는 32개월치, 대리급 이하 직원에게는 38개월치 등 연령별로 특별 퇴직금이 부여됐다. 대형 시중은행 못지 않은 조건이다.부산은행은 전년도에는 희망퇴직을 실시하지 않았다. 2018년말에는 이번과 비슷한 규모인 105명이 물러났다.같은 BNK금융계열인 경남은행에서도 87명이 물러났다. 퇴직금 외 학자금, 재취업 지원금 등이 지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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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B대구은행은 41명이 은행을 떠났다. 지난 7월 31명 신청을 받은데 이어 하반기에 10명이 추가로 신청했다. 대구은행도 1년 전 희망퇴직을 실시하지 않았다.JB광주은행은 12월말 기준으로 45명이 은행 생활을 마감했다. 1965년~1967년생을 대상으로 최장 29개월치 급여가 지급됐다. 자녀 학자금 지원과 재취업지원금 명목으로 각각 1천만원씩 지급됐다. 광주은행 역시 지난해 퇴직 신청을 받지 않았다.JB전북은행의 퇴직자는 13명이다. 대상자는 3급 이상 1965~1968년생으로 했다. 퇴직급여는 평균임금의 27~36개월치로 지급했다. 전북은행은 지난해에도 비슷한 숫자의 직원이 은행을 떠났다.지방은행의 올해 상황은 위기 그 자체다. 국내 6대 지방은행(제주은행 포함)은 올 상반기 571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17.2%나 줄어든 규모다.코로나19로 인한 지역경제 침체가 실적악화로 연결된 경향이 짙다. 지방은행의 원화대출 중 기업대출 비중이 60% 이상을 차지해 지역 경기악화에 취약한 구조를 가질 수 밖에 없다.또 지방은행의 '충성 고객' 역시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에 줄줄이 뺏기면서 예전과 같은 고객 충성도는 기대하기 어려워졌다.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수익성 마련이 시급하지만 당장 점포정리 계획은 강하게 없다"면서 "금융당국도 원하는 방향은 아니다. 변화에 맞춰 체질을 개선해 나가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