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비트코인 상승세에 패닉 대출직장인들 주택청약 및 예금 담보 대출까지당국, 1분기 규제방안 속도낼 듯
  • #.1 1주택자인 직장인 A씨는 최근 청약통장을 해지하려다 마음을 고쳐먹었다. 청약제도가 언제 바뀔 지 모르는 데다가 해지할 바엔  청약 담보 대출을 받는 편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A씨는 신한은행의 주택청약 종합저축 1000만원을 담보로 950만원을 대출받았다. 금리는 CD91일물(0.66%)에 1.25%를 더해 1.91%다. 웬만한 신용대출 보다 낮다. A씨는 이 돈으로 비트코인에 투자할 계획이다. 

    #2. 전문직 B씨는 새해 첫 영업일에 마이너스통장을 만들었다. 당국의 규제로 언제 대출이 막힐지 몰라 '혹시나' 하는 마음에 통장을 개설했다. 그는 손해보지 않을 요량으로 코스피 우량주를 중심으로 투자했다 '대박'을 냈다. 연일 주가가 신고가를 기록하면서 마이너스통장이 '효자'가 됐다.

    은행권의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이 새해를 강타하고 있다. 코스피가 3000선을 넘으면서 패닉 대출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실물경제는 고꾸라지는데 금융은 활활 타오르는 모양새여서 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1분기로 예고한 추가 규제안 발표를 서두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 청약통장 담보로 대출… 신용대출보다 금리↓  

    11일 기준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은행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전체 신용대출 잔액은 134조1015억원에 달한다.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해말 133조6482억원이었으나 영업일 기준 나흘 만에 4534억이 증가했다. 같은기간 마이너스 통장 잔액도 2411억원 늘었다. 

    지난 연말을 기점으로 은행권이 신용대출을 중단하고 대출 규모를 줄이면서 대출을 못받았던 이들의 연쇄대출이 이어지면서 대출 규모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연초 코스피가 상승하자 빚을 내서 투자하려는 흐름이 강해져 대출 규모를 키웠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예금·청약을 담보로 한 대출 방법이 활발하게 공유되고 있다. 기존 상품을 유지하면서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의 한 축으로 꼽히는 양상이다. 

    각 은행별 주택담보 대출 및 예금 담보 대출이 비대면으로 가능한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각 은행의 사이트나 앱으로 접속하면 대출상품 코너에서 예금담보대출을 찾을 수 있다. 본인이 가입한 예금의 잔액을 바탕으로 대출금리와 대출가능금액까지 확인이 가능하다. 대출가능금액은 예금액 기준 은행별로 90~95%나 된다. 또 일부 상품에 한해서는 대출과 마이너스통장을 선택할 수 있다. 
  • ◆DSR 규제 강화 속도 빨라지나

    한국은행 자금순환 통계에 따르면 예금취급기관 장기저축성예금은 2019년 3분기에 12조8572억원 증가했으나 지난해 3분기에는 20조원이나 감소했다. 

    금융당국은 이러한 빚투 움직임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 당국은 올 1분기 중으로 개인의 차주별로 상환능력을 심사하는 가계부채관리 선진화 방안을 예고한 상태다. 

    지금껏 DSR을 금융기관별로 40% 적용해 경우에 따라 개인이 이를 초과해 대출을 받기도 했으나 앞으로 개인에게 DSR을 일괄 적용하게 된다. 

    DSR은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 모든 대출의 원리금 상환액을 연간 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대출 한도를 산출할 때 사용된다. 

    오는 12일 금융감독원,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등 각 부처와 함꼐 금융리스크대응반회의를 열고 코로나19 금융지원 상황 및 가계대출 현황 등을 논의하게 된다. 

    당국은 올해도 은행권의 신용대출을 누르는 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또 금융사로부터 연간 대출 계획서를 받아 올해 대출 증가 목표치를 재설정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