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올해 신규채용 전년比 700명 줄어든 1800여명디지털‧AI 확대가 은행원 대체… 은행 전체 인력도 축소비용절감‧디지털 전환 영향, 은행 성장에 부정적 영향 우려
  • ▲ ⓒ뉴데일리
    ▲ ⓒ뉴데일리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운 은행들이 올 들어 신입 채용 문을 좁히고 있다.

    은행의 고임금·고령화 구조가 깊어져 성장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공공재 성격이 강한 은행들이 사회적 책임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서 취업준비생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올해 채용 인원은 총 1800여명으로 지난해 2500여명 대비 28%(700명) 이상 줄었다.

    국민은행은 하반기 200명 포함 연간 300명을 채용하는데 이는 전년 대비 120명 줄어든 규모다. 

    신한은행은 하반기 130명을 포함해 올해 총 230명을 뽑는데 지난해(500명 채용)에 비해 절반 이상 줄었다. 

    하나은행은 올해 350명을 채용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110명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500명을 뽑은 우리은행은 올해 390명으로 줄었다. 

    지난해 630명을 뽑은 농협은행은 올해 상반기 530명을 채용했다. 하반기 계획은 미정이다. 

    이마저도 은행들은 IT(정보기술) 전문 경력직 위주로 채용하고 있다. 

    은행들이 신규채용을 줄이는 이유는 무엇보다 비용절감 때문이다.  

    은행권이 ‘이자장사’를 한다는 비판에 희망퇴직금을 줄이면서 퇴직자 수도 같이 줄어 신규 채용 수요를 위축시키고 있기도 하다. 

    비대면 확산으로 인한 영업점 축소와 디지털 전환 등에 따른 인력 개편이 불가피한 점도 있다. 디지털 전환이라는 시대적 흐름 속에 거스를 수 없는 현상이라는 평이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지난해 말 생성형 AI(인공지능)을 활용한 AI뱅커 서비스를 도입해 행원이 상담하는 것과 유사한 수준으로 고객을 응대한다. 

    AI뱅커는 대화형 서비스로 예·적금 상품을 설명해 가입을 권유하고, 금융소비자별 상황에 맞는 상품을 추천하고 가입을 돕는다. 우리은행은 주택담보대출에도 AI뱅커가 상담하도록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신한은행도 AI 스튜디오를 도입해 AI가 고객별 맞춤 상담을 제안하고 고객의 의사결정을 돕는다. 

    AI가 행원을 대체하면서 국내은행 20곳의 전체 임직원은 지난 2019년 3월 24만3417명에서 꾸준히 감소해 올해 3월 말 23만2888명으로 6년 사이 4.3%(1만529명)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신규채용 감소가 중장기적으로 은행 성장성을 위협한다는 우려를 내놓는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정규직 채용문이 좁아지는 것은 중장기적으로 보면 은행산업의 성장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면서 "영업점 인력들은 노년층 고객 유치에 도움이 될 수 있고 금융상품 교차 판매를 통해 방카슈랑스나 신용카드 판매를 주도하는 등 비이자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데 그게 어렵게 된다"고 지적했다. 

    은행 관계자는 “신규채용을 줄이다보면 행원보다 책임자 비중이 더 높은 역피라미드형 인력 구조가 심화될 수 있다”면서 “은행 직원들의 고임금‧고령화 구조가 은행의 인건비 부담을 높여 성장을 위협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