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600명 상담사 업무 중단, 건보료 납부 상담 등 난항 예고건보공단 “콜센터 업무는 공공성 없어… 단순처리 위탁” 정규직 노조 반대 ‘극심’… 경영진 차원서 정규직 전환 불가능
  • 국민건강보험공단 전국 고객센터(콜센터) 직원 약 1600명이 다음 주부터 파업에 돌입한다. 정규직 전환 문제로 불거졌던 갈등이 봉합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고, 그간 마땅한 소통 창구가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이 원인이 됐다. 

    27일 건보공단 고객센터에 따르면, 내일(28일) 전국 지회별 파업 결의대회를 거쳐 2월 1일부터 파업을 강행한다. 앞서 지난달 19일부터 21일까지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했고 90.9%가 파업에 찬성했다.

    건보공단 고객센터는 공단 소속 직원이 아니라 협력업체 소속이다. 하지만 다른 4대보험인 국민연금공단과 근로복지공단 고객센터가 직영화됨에 따른 박탈감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건보공단의 모든 업무를 상담하고 사번도 있는 필수 인력인데도, 근무조건이나 환경 등 여러 부분에서 정당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고객센터 노조는 정규직 전환을 골자로 하는 직영화 추진이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에게 최근 두 차례 공문을 보내 면담을 요청했지만, 일정이 잡히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건보공단 고객센터 노조 간부들은 이날 김용익 이사장 비서실에 방문해 그간의 하소연이 담긴 상담사들의 손편지 560통을 제출했다.

    고객센터 노조 간부는 “김용익 이사장과의 면담이 절실하다. 왜 계속 외면하고 있는지 답답함이 가중되고 있다. 최저임금을 받으며 꿋꿋이 공단과 건강보험을 위해 일해온 상담사들의 외침을 모른척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당장 내일(28)부터 결의대회를 거쳐 내달 1일부터 파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국 1600명의 콜센터 상담사의 파업이 진행되면, 가입자들은 유선상으로 보험료 납부 등과 같은 상담을 받지 못해 직접 지사로 방문해 업무를 처리해야 한다. 이 경우, 각 지사에 민원인이 몰려 혼란이 가중될 전망이다. 

    ◆ 공단 “1600명 정규직 전환, 독단적 판단 불가능”

    건보공단은 이러한 고객센터의 주장에 난감한 입장이다. 타 공공기관과 달리 약 1600명이 근무하고 있어 이들 모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은 조직운영 상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입사한 공단 정규직 입장에서는 반대가 심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5월 공단 정규직 노조를 대상으로 고객센터 직원 직접 고용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반대가 75.63%로 집계됐다. 찬성은 9.93%에 불과했다. 

    27일 건보공단 측은 “콜센터 상담사 1600명의 정규직 전환은 파급력이 큰 사항인 만큼 경영진이 독단적으로 결정할 사항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콜센터 상담사들의 업무가 건강보험의 공공성을 가졌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고지서 재발송, 환급금 접수, 전반적인 제도 설명 등 건강보험을 포함한 사회보험의 소분류 기준의 단순처리 업무를 협력사가 공단으로부터 위탁받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입자의 권리보장과 관계된 급여정지, 보험료 부과조정, 산정특례 등과 같은 특수권한이 부여되는 업무는 공단 직원이 직접 처리하고 있다는 점을 업무 구분의 근거로 제시했다. 

    건보공단은 “고용노동부의 ‘민간위탁 노동자 근로조건보호 가이드 라인’ 이행과 도급업무 제반 사항을 점검하고, 협력사와 상담사 근로환경과 처우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갈등을 조율하는 방법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