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시흥지구에 7만가구 공급, 수도권 총 공급물량의 39%수도권 매매수급지수 2012년 7월 이후 최고치, 상승세 지속"청약 대기수요로 집값 안정화"vs"실제 공급 전까지 효과 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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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광명·시흥지구에 7만가구 공급을 예고하면서 과열 양상을 이어온 수도권 주택시장이 진정세를 보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당초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수도권 전체 물량의 약 40%를 공개한 만큼 패닉바잉(공황구매) 및 집값 상승세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지만 한편에선 실제 입주까지 4년 이상 걸리는 만큼 당장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시각을 내놓고 있다.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 24일 '공공주도 3080+, 대도시권 주택공급 획기적 확대방안'의 후속조치인 '신규 공공택지 추진계획'을 통해 전국 3곳(약 10만가구)을 우선 확정 발표했다. 수도권의 경우 그간 유력 후보지로 이름이 올랐던 광명·시흥지구가 1차로 선정됐다.광명·시흥지구의 경우 1217만㎡ 부지에 7만가구가 들어설 예정으로 이는 정부가 발표한 수도권 전체 공급물량(18만가구)의 39% 수준이다.윤성원 국토부 제1차관은 전날 열린 브리핑에서 "광명·시흥은 서울과 약 1km 이격된 근거리에 있어 서울의 주택 수요를 많이 흡수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교통대책도 철도를 중심으로 기반시설이 잘 갖춰질 것이기 때문에 충분히 서울 수요를 흡수할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시장에서는 수도권 집값 안정화에 대한 기대감이 흘러나오는 분위기다. 지난 4일 정부의 대규모 주택공급대책 발표 이후 수도권 집값 상승폭이 소폭 둔화한 상황에서 이번 신규 공공택지 발표까지 더해져 집값 하락세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달 셋째주(15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 매맷값은 0.30% 오르며 전주(0.33%) 보다 상승폭이 소폭 축소됐다. 같은 기간 수도권 전셋값 역시 0.18% 오르며 전주(0.22%)에 비해 오름폭이 줄었다.다만 집을 사고자하는 매수심리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2월 둘째 주(8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전주(118.2) 대비 소폭 상승한 118.8로 집계됐다. 이는 한국부동산원이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12년 7월 이후 최고치다. 특히 다음달부터는 봄 이사철 성수기가 본격화하는 만큼 서울 인근 지역의 경우 아파트 매맷값과 전셋값이 다시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실수요자들의 불안 심리도 커진 상태다.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교수는 "광명만 보더라도 KTX역 주변이 빠른 속도로 개발돼 입지뿐만 아니라 교통, 생활편의성도 뛰어나 서울 금천구보다도 아파트값이 높은 상황"이라며 "광명·시흥지구의 경우 신도시로서 기반을 갖추고 있어 학군을 제외하면 일반 신혼부부나 은퇴자들의 수요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이어 "최근 2030세대의 '영끌' 현상을 살펴보면 서울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강서·구로에 수요가 집중돼 있지만, 광명·시흥지구도 비슷한 입지로 향후 개발에 따라 주거환경이 더 좋을 수 있다"며 "결국 청약 대기수요 등에 따라 수도권 집값 안정화에 긍정적 영향이 예상되며 경기 지역의 경우 상대적으로 빠르게 집값이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반면 실제 입주 시점까지 최소 4년이 걸리는 만큼 당장 집값을 끌어내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청약 대기수요에 따라 오히려 수도권 전셋값 상승을 야기할 수 있다는 시각에도 힘이 실린다.이와 관련해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기존 공공택지 개발에 비해 주요 기능들이 복합적으로 담겨 있어 수요자들이 선호할 수 있지만, 임대시장의 불안정 장세는 공급이 가시화되기 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신뢰를 바탕으로 한 공급속도가 관건"이라고 밝혔다.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 역시 "기존에 발표된 3기 신도시의 진척사항이 가시화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기적인 시장 안정화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