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주총회서 유통업계 사외이사에 관료 출신 대거 영입식품업계는 농림부·식약처 등, 유통업계는 국세청 출신 다수고위 관료의 전문지식 기대감, 규제 리스크 감안한 발탁 지적도
  • ▲ 주주총회의 모습. 특정 기사와 관련 없음.ⓒ뉴데일리DB
    ▲ 주주총회의 모습. 특정 기사와 관련 없음.ⓒ뉴데일리DB
    유통업계의 관료 사랑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유통업계가 올해 주주총회를 앞두고 앞다퉈 관료출신 인사를 사외이사 후보로 올리고 나선 것이다. 규제와 정책 리스크가 큰 유통업계의 특성이 고스란히 사외이사 발탁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주요 유통·식품그룹이 올해 주총 소집을 결의하면서 새롭게 선임되는 사외이사의 면면이 드러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올해 주총에서 관료 출신 사외이사를 대거 선임할 예정이다. 

    농심은 올해 3월 25일 예정된 주총에서 신규 선임하는 사외이사 3인을 모두 관료, 법관 출신으로 채웠다. 변동걸 전 서울지방법원장을 비롯해 여인홍 전 농림축산부 차관, 김지연 식품의약품안전청 연구사 등이 사외이사 후보로 주총 의안에 이름을 올린 것. 

    오리온은 3월 18일 주총에서 김홍일 전 부산고등검찰청 검사장을 사외이사로 재선임하고 허용석 전 관세청장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샘표는 식약처 심사위원 및 농림부 기술자문위원을 역임한 김진만 건국대학교 식품유통공학과 교수를 사외이사 신규 후보로 올렸고 현대그린푸드는 유원곤 전 서울지방식약청장을 사외이사 후보로 신규 선임했다. 

    유통사 중에서는 이마트와 신세계가 눈에 띈다. 

    이마트는 오는 3월 24일 주총에서 서진욱 전 부산지방국세청장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3월 23일 주총을 예정한 신세계는 강경원 전 감사원 감사국장을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올렸고 사외이사 임기가 만료된 원정희 전 부산지방국세청장을 재선임하기로 했다. 

    별도 법인인 광주신세계는 한동연 전 광주지방국세청장을 신규 선임하고 위길환 광주시의회 사무처장을 재선임한다. 

    이 외에도 호텔신라가 주형환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사외이사로 영입했고 현대리바트가 윤승현 서울회생법원 법인파산 관재인과 김형중 대전지방국세청장을 각각 사외이사 후보로 올렸다. 

    이들 사외이사 후보는 변수가 없다면 모두 주총을 무난하게 통과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하나같이 각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얻기 위한 인선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규제와 대외변수에 취약한 유통·식품기업의 특수성을 감안한 발탁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정치권과 시민단체 일각에서는 대기업의 사외이사가 로비와 관리 창구로 이용돼 왔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공교롭게도 이들 기업의 사외이사는 이사회의 찬성률이 100%에 육박하는 곳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 특성상 지자체는 물론 각종 정부 기관의 규제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 사외이사가 가진 전문지식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