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넘은 카더라 난무엔비디아 퀄테스트 이어 파운드리 수율까지자칭 타칭 가짜 전문가들 넘쳐나증시 지라시 → SNS 오염 → 일부 언론 가세
  • ▲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클린룸 ⓒ삼성전자
    ▲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클린룸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 관련 루머에 몸살을 앓고 있다. 엔비디아에 HBM(고대역폭메모리) 공급을 위한 퀄테스트(품질 검증) 결과를 두고 각종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이번엔 파운드리 생산라인에서 대량 웨이퍼 결함이 발생했다는 소문까지 퍼지면서 반도체 사업 전방위로 공격받고 있다. 사내에선 이미 여러차례 보안 강화를 공지했지만 최근 악성루머가 특히 확산되면서 더 강력한 보안 조치에 나서는 분위기다.

    26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S부문은 전날 사내 공지를 통해 '보안 강화'를 강력히 강조했다. 특히 최근 삼성 반도체 사업 관련해 심각한 수준의 악성 루머가 사내에서도 돌고 있어 외부에서 기밀 등을 언급하는 등의 행위에 재차 경고를 가한 것이다.

    지난주 업계와 시장에선 삼성의 파운드리 3나노 생산라인에서 웨이퍼 결함이 발생해 상당 수준의 손실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결함이 생긴 웨이퍼를 전량 폐기해야 하는 수준인데, 이 경우 약 1조 원에 가까운 손실이 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하지만 이 같은 내용은 실제 삼성 파운드리의 생산 현황과는 다소 차이를 나타내 근거가 없다는게 삼성 내부와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지난해 6월 삼성이 세계 최초로 3나노 양산을 시작하긴 했지만 해당 소문에서 언급될만큼의 생산규모를 갖추지 않았고 공정 단계에서 꼼꼼하게 검사(Inspection)를 거치는만큼 루머에서 언급된 수준만큼의 손실이 발생하는게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삼성도 해당 내용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실무근"이라고 밝힌 상태다.

    이처럼 삼성의 반도체 사업을 두고 업계와 투자시장에선 온갖 소문이 난무한지 오래다. 삼성 반도체가 글로벌 1위를 하는 핵심 제품이기도 하고 투자 시장을 이끄는 주력 종목이라는 점에서 사업 현황에 대한 관심은 지속적으로 높았지만 최근 삼성을 둘러싼 소문과 이른바 '카더라'는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시끄럽다.

    삼성에 대한 루머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D램 시장 새 먹거리로 떠오른 'HBM'에 관심이 높아지면서다. D램 시장 만년 2등이었던 SK하이닉스가 일찌감치 HBM 기술에 투자해 엔비디아로 대표되는 AI 반도체 기업들에 공급을 시작했고 삼성이 다소 뒤늦게 5세대 HBM인 HBM3E를 엔비디아에 공급하기 위한 절차를 시작하면서 업계와 시장의 눈은 모두 삼성을 향했다.

    관심은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기 위한 사전관문인 퀄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을지 여부였다. 각가지 소문과 추측이 확산되기 시작한 것도 삼성이 엔비디아 퀄테스트를 통과했는지와 통과 시점이 언제인지 등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다.

    일각에서 삼성이 엔비디아 퀄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주장을 퍼트리면서 특히 주식시장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6만전자, 7만전자로 불리며 지지부진을 면치 못했던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한 주주들이 이 같은 삼성 반도체 사업 관련 루머 확산에 크게 동요하면서 삼성 관련 모든 관심이 엔비디아 퀄테스트 통과 여부로 쏠렸다.

    일부 언론과 유튜브 등 다양한 SNS 채널도 삼성 반도체 사업을 둘러싼 루머가 확산되는데 힘을 실었다. 주식 정보를 전달하는 주요 SNS 채널을 통해 삼성 반도체 루머가 빠르게 확산되고 이를 유튜브 방송 등을 통해 분석하는 방식으로 재확산되면서 삼성 반도체 사업의 위기가 기정사실화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 내부에서도 HBM 퀄테스트 결과로 시작된 각종 루머가 이제는 파운드리와 LSI 등 다른 사업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상황을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 현재는 임직원들에게 보안 강화를 재차 요구하는 수준이지만 앞으로 더 강도 높은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에도 힘이 실린다.

    지난 25일부터 열린 삼성전자 DS부문 경영전략회의에서도 이 같은 내용을 핵심 안건 중 하나로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 DS부문을 이끌게 된 새 수장인 전영현 부회장을 중심으로 쇄신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무분별하게 확산되는 삼성 반도체 사업 관련 루머로 절치부심하는 삼성 임직원들의 사기가 꺾인다는 점도 경영진들의 고민일 것"이라며 "업계에서도 삼성에 대한 소문이 과열 양상이라는 우려가 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