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 고강도 비상경영 조치 나서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 면세점도 긴장중국 보따리상 의존도 벗어나기 위한 시도 이어질 듯
  • ▲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내부 전경. ⓒ롯데면세점
    ▲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내부 전경. ⓒ롯데면세점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이 비상경영에 돌입하자 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면세점 등이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이들은 규모나 업력 면에서 후발주자인데다 지난해 인천공항 면세점 10년 사업권을 따내고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간 만큼 롯데면세점 수준의 고강도 조치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엔데믹 이후 면세업황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어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다양한 노력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이 지난 25일 월드타워 시내면세점 면적을 축소하고 임원 급여 20%를 삭감하는 등의 비상경영 조치를 발표해 업계 이목을 끌었다.

    특히 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면세점 등 경쟁사들은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이 이같은 고강조 조치에 나서자 예의주시하고 있다.

    면세업황은 시장의 기대치만큼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엔데믹 이후 여행수요는 증가하고 있지만 관광객들의 쇼핑 트렌드가 변화하면서 수요가 예전 같지 않아진 탓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1위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3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업황의 더딘 회복 속에서 매 분기 적자가 누적되자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돌입할 수 밖에 없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면세점의 경우 업력도 오래됐고 덩치도 커서 내부적으로 비효율적인 부분들이 있었을 것”이라며 “롯데면세점만의 특수한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신라면세점이나 신세계면세점, 현대백화점면세점 등은 롯데면세점과 같은 고강도 구조조정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신라면세점은 “내부적으로 특별한 분위기는 없다”고 밝혔다. 신세계면세점도 “매출에 더 신경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경쟁사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대신 이들은 지난해 10년 사업권을 따낸 인천공항 면세점 운영에 집중하고 중국 보따리상 의존도를 줄여 수익성을 개선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라와 신세계면세점은 지난해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에서 화장품·향수·주류·담배 품목이 걸린 DF1·DF2 사업권을 나눠 가졌다. 현대백화점면세점도 부티크를 취급하는 DF5 알짜 사업권을 가져갔다. 반면 롯데면세점은 입찰에 실패해 22년 만에 인천공항에서 철수했다.

    신세계면세점의 경우 올 하반기 인천공항 제2터미널에 면세 매장을 모두 오픈하기 위해 한창 공사 중이다. 각종 브랜드 입점은 내년 초까지도 이어질 예정이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구조조정보다는 매출을 더 올리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라며 “개별 관광객에 대응하기 위한 각종 제휴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도 인천공항 면세점 운영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운영 중인 DF5는 매장 규모는 작지만 객단가가 높은 부티크 품목을 취급해 가성비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계자는 “업력은 짧지만 인천공항 면세점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시에 면세점들은 최근 급변하고 있는 관광객들의 쇼핑 스타일을 반영해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다양한 서비스도 시도하는 중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과거와 같이 면세점들이 중국 보따리상에 의존하는 분위기가 아니다”라며 “이종업계와의 제휴 등 수익성을 정상화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