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한투·키움 대표 연임 유력…각자대표 체제 미래에셋·교보 변화 감지전년 대비 메리츠증권 60%, 키움증권 50%, NH 40%, 삼성증권 30% 배당 늘려금소법 시행 앞두고 금피아 출신 사외이사 영입…검사장·판사 출신 법조인도
  • 이달 중순 본격화되는 증권사 정기 주주총회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증시 호황 속에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만큼 임기만료를 앞둔 최고경영자(CEO)의 거취와 배당 정책에 대한 관심이 커진다. 올해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시행을 앞두고 주요 증권사들의 금융관료 출신 신임 사외이사 영입도 예고됐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오는 18일 메리츠증권을 시작으로 19일 삼성증권·대신증권·현대차증권, 24일 미래에셋대우·교보증권·한화증권, 25일 NH투자증권·유진투자증권·KTB투자증권·이베스트투자증권·SK증권·한양증권, 26일 유안타증권·부국증권, 29일 키움증권 등이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삼성·한투·키움 대표 연임 유력…각자대표 체제 미래에셋·교보 변화 감지

    지난해 역대급 상승장에 대거 뛰어든 동학개미 덕분에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증권사 CEO 대부분은 지난 연말 인사에서 연임이 내정돼 있다.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는 유임돼 이번 정기 주총에서 확정될 전망이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29.5% 늘어난 5076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유임된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도 연임될 예정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1분기 순손실에도 투자은행(IB) 부문 수익 증가 등으로 연간 당기순이익 7083억원을 벌어들이며 선방했다.

    동학개미 최대 수혜 증권사로 역대급 실적을 이룬 키움증권의 이 현 대표 역시 연임에 무게가 실린다. 키움증권은 이번 주총에서 이 현 대표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할 예정이다. 지난 2018년 부임 이후 3년간 실적 성장을 이끌어왔다. 특히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94.7% 증가한 5570억원을 기록했다. 
  • ▲ (왼쪽부터)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 이 현 키움증권 대표,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
    ▲ (왼쪽부터)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 이 현 키움증권 대표,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도 마찬가지다. 지난 9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CEO 후보로 결정된 권 대표는 정기 주총에서 연임이 확정된다. 

    현재 각자대표 체제인 미래에셋대우와 교보증권의 경우 CEO 체제 변화가 감지된다. 

    미래에셋대우는 이번 주총에서 이달 주총에서는 최현만 수석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할 예정이다. 기존 조웅기 부회장과 김상태 기업금융(IB) 총괄 사장이 빠지는 대신 이만열 글로벌 부문 대표 사장, 김재식 자기자본투자(PI) 총괄 사장이 자리를 채운다.

    교보증권의 김해준·박봉권 투톱체제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지난해 두 대표를 사내이사에 선임했던 교보증권은 이번 주총에서 지난해 말 이 회사에 자리한 이석기 상임고문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당시부터 업계에선 이 고문이 지난 13년간 회사를 이끌어온 김해준 대표를 대신해 교보증권의 새로운 수장으로 선임될 것이라는 하마평이 흘러나왔다. 이 상임고문은 교보생명에서 오랜 기간 근무하며 자산운용본부장, 경영지원실장 등을 역임했다. 

    ◆"땡큐 동학개미" 증권사 배당정책 눈길…짠돌이 키움도 배당 50% 확대

    지난해 동학개미 투자 열풍 덕에 최고 실적을 경신한 증권사들의 확대된 배당정책에도 관심이 쏠린다. 대표적인 배당주로 꼽히는 메리츠증권은 2020 회계연도 결산 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전년 대비 60% 늘어난 320원을 현금 배당키로 했다. 

    그간 타사 대비 낮은 배당성향을 보여온 키움증권도 주당 3000원을 배당한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2000원 대비 50% 늘어난 액수다. NH투자증권은 전년보다 40% 증가한 주당 700원을, 삼성증권은 30% 증가한 주당 2200원의 현금 배당을 결정했다.

    중형 증권사들도 전년 대비 배당금을 크게 늘렸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주당 550원을 배당하며 지난해보다 60% 가까이 배당금을 올렸다. 대신증권이 전년 대비 20% 증가한 주당 1200원의 현금배당을 결의했다. 교보증권은 주당 450원을, 현대차증권은 675원을 배당해 전년보다 12.5% 배당금을 확대했다. 유안타증권은 주당 125원의 배당을 실시한다. 지난 2013년 유안타그룹 편입 이후 첫 배당이다.

    ◆금소법 시행 앞두고 금융관료 출신 사외이사 영입

    오는 25일 금소법 시행을 앞둔 증권사들은 이번 주총에서 금융관료 출신 사외이사를 대거 선임한다.

    삼성증권은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임 전 위원장은 행시 24회 출신으로 기획재정부 제1차관, 국무총리실장, 농협금융지주 회장을 역임하고, 지난 2015~2017년 박근혜 정부 시절 금융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KB증권은 민병현 금융감독원 전 부원장보를 사외이사로 선임할 계획이다. 민 전 부원장보는 금감원 금융투자감독국장과 기획조정국장을 거쳐 지난 2016~2019년 금융투자 감독 및 검사 담당 부원장보를 역임했다.

    현대차증권은 윤석남 전 금융감독원 회계서비스국장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한다. 또한 손인옥 전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을 사외이사로 재선임할 예정이다. 미래에셋대우도 정용선 전 금감원 증권시장담당 부원장보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한다.

    법조계 출신 사외이사의 영입도 눈에 띈다. 

    키움증권은 이석환 전 청주지방검찰청 검사장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한다. 이 전 검사장은 현재 KTB투자증권 사외이사로, 이달 임기가 만료된다. 그는 금융사건 전문가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금융조세조사1부장, 제주지검 검사장 청주지검 검사장 등을 역임했다. 또한 금융위와 공정위 법률자문관으로도 활동했다.

    부국증권은 판사 출신 김윤수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영입한다. 김 변호사는 서울고등법원 판사, 사법연수원 교수, 수원지방법원 판사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