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영업익, 전년比 '2.5배' 급증 전망NB라텍스 '탄탄'… 합성수지-페놀유도체도 개선코어 사업 및 신사업 3조~4조 투입… 중장기 전략 마련도
  • ▲ 서울 중구 소재 금호석유화학 본사. ⓒ권창회 기자
    ▲ 서울 중구 소재 금호석유화학 본사. ⓒ권창회 기자
    금호석유화학이 전방 업황 개선 등으로 대세 상승기에 진입하면서 또 다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올 들어 불거진 경영권 분쟁도 일단락됐다. 특히 이 과정에서 중장기 성장 전략까지 마련하면서 성장세에 힘을 더하게 됐다. 탄탄한 재무구조는 성장성을 지탱하고 있다.

    6일 금융투자업계 실적 전망치 분석 결과 금호석유화학은 1분기에 460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직전 2개 분기(2020년 3~4분기) 영업이익 4888억원과 맞먹는 수준으로, 지난해 2분기(1201억원) 저점 이후 본격적인 대세 상승기에 접어들었다는 평이다. 지난해 1분기 1331억원에 비해서는 2.5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매출액도 지난해 2분기(1조262억원) 이후 3분기 연속 증가해 1조688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 전분기 1조3695억원에 비해 23.2%, 전년동기 1조2254억원에 비해서는 37.7% 불어난 수준이다.

    영업이익과 매출액의 고공행진으로 영업이익률은 27.2%에 달할 전망이다. 전분기 20.0%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20%대 이익률이다. 전년동기보다는 16.4%p 높아졌다.

    NB라텍스, 비스페놀A(BPA)·아세톤, ABS(고부가 합성수지) 등 주력 제품 호조에 더해 △SBR(스타이렌부타디엔고무)·BR(부타디엔고무) △에폭시 △PPG(폴리프로필렌 글리콜) △에너지 등의 기여도가 상승하면서다.

    합성고무 부문은 증설 효과가 반영된 가운데 수급 타이트 현상 지속으로 NB라텍스의 판매가격과 스프레드가 전분기보다 20% 이상 개선됐고, 자동차·타이어 등 전방 업황 개선으로 BR·SBR 등 범용고무 판매가격 또한 전분기에 비해 20% 이상 상승했기 때문이다.

    합성수지 부문은 PPG 스프레드 둔화에도 ABS, PS(폴리스티렌), SAN(스티렌아크릴로니트릴), EPS(발포 폴리스티렌) 등이 전방인 자동차·가전·완구 업황 호조세 지속으로 수급 타이트 현상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페놀유도체 부문은 역내·외 경쟁업체들의 생산 차질이 발생한 가운데 중국 등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국내 경쟁사에 비해 원재료 통합 효과가 발생하고 있는 에폭시수지는 중국업체 플랜트 사고 및 풍력 블레이드향(向) 물량 증가로 1분기 수출 판매가격이 전년동기대비 약 40% 이상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에너지 부문도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SMP(계통한계가격) 급등 및 전분기 정기보수 진행에 따른 물량 측면의 기저 효과로 완연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이동욱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지속적으로 진행했던 사업 포트폴리오 개선 효과에 따른 전 사업 부문의 이익 개선이 기대된다"며 "1분기 실적은 최근 급격히 높아진 시장 기대치마저 상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간 실적 역시 긍정적이다. 전방 회복을 감안하면 시황 강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영업이익이 1조8389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직전 3년간(2018~2020년) 합산 영업이익 1조6621억원보다 큰 규모다. 전년 7421억원에 비해서는 47.7% 증가한 수준이다.

    이동욱 애널리스트는 "주력 제품들의 역내·외 증설이 제한된 가운데 국내 업체들의 모노머 증설 확대로 원재료 가격 측면의 하락 효과가 추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NB라텍스는 더욱 좋아질 전망이다.

    전방 니트릴 장갑업체들의 공격적 증설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장갑 소비량이 저조했던 신흥국들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고, 용도 확대로 내년까지도 수급이 타이트한 상황을 유지할 전망이다. 앞서 중국 장갑업체는 2023년까지 10배 이상의 증설을 발표한 바 있다.

    아울러 미국 주택시장 호조, 선박 발주량 증가, 글로벌 인프라 투자 증가 등은 에폭시 및 페놀 체인, MDI(경질 폴리우레탄폼) 강세 요인이다. 실제 에폭시 메이커들은 4월 가격을 t당 1000~1600달러 상향을 발표한 바 있다.

    페놀유도체 부문도 높은 수익성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수요가 호조세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2~3분기에 역내 많은 경쟁업체가 정기보수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운송비 및 유가 상승으로 제품가격 역시 추가적으로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 ▲ 신성장 플랫폼 확보 전략. ⓒ금호석유화학
    ▲ 신성장 플랫폼 확보 전략. ⓒ금호석유화학
    뿐만 아니라 최근 경영권 분쟁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됐다. 주주들은 수년에 걸친 선제적 고부가화 포트폴리오 개선 움직임 및 최근 발표한 신성장 플랫폼 확보 전략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금호석유화학은 2025년 매출 9조원 달성과 이를 위한 핵심사업 및 신사업 위주로 3조~4조원을 투자하겠다는 중장기 성장전략을 3월 초 발표한 바 있다. 2016년 이후 연간 2000억원 안팎의 설비투자에 비해 크게 상향된 수준이다.

    이를 통해 NB라텍스 글로벌 1위, SSBR(고기능 합성고무) 아시아 1위, 에폭시 글로벌 탑 5 등극 및 차세대·친환경 사업을 육성하겠다는 방안이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증권가에서 금호석유화학에 대한 보수적 견해를 견지한 것은 NB라텍스 시황 고점 이후 성장 모멘텀이 부족할 것이라는 판단이 가장 컸다"며 "향후 발표한 대로 2차전지, 친환경 단열재, EP(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등 신규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투자시 이익전망치가 상향 조정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탄탄한 재무구조가 뒷받침되는 만큼 신사업 확장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사업보고서 분석 결과 지난해 말 기준 부채 규모는 1조8780억원으로, 2016년 2조8182억원 이후 4년 연속 줄어들었다. 부채비율도 2016년 163%에서 지난해 59.6%로 현격히 낮아졌으며 같은 기간 유동비율은 58.5%에서 140%로 크게 개선됐다.

    이 기간 차입금 규모도 1조5313억원에서 7999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감축했으며 차입금의존도는 88.6%에서 25.4%로 낮아졌다. 이자비용도 588억원에서 279억원으로 감소하면서 부담이 줄어들었다.

    한편, 금호석유화학은 최근 삼촌인 박찬구 회장을 상대로 경영권 분쟁을 일으켰던 박철완 상무를 해임했다. 임원으로서 회사에 대한 충실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박 상무는 입장문을 통해 "개인 최대주주이자 임원으로서 진정성을 갖고 제안한 내용을 사측이 '부적절한 방식'이라고 단정 짓고 사전에 어떠한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퇴임 처리시켜 유감"이라며 "앞으로도 모든 주주와 소통하며 거버넌스를 중심으로 하는 회사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