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대규모 인력 채용 통해 성장동력 키우기SK이노, 분리막 투자 확대… 글로벌 시장 선점 잰걸음안정적 공급망 확보 및 유리한 가격협상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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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전기자동차 배터리 업계가 소재 내재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R&D(연구개발)부터 인력확보, 설비 등 전방위적으로 투자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이는 완성차업계의 배터리 자립에 대비하는 것은 물론 가격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와 SK는 배터리 생산기지 확장은 물론 배터리 소재까지 영역을 확대해 배터리 산업의 주도권을 확고히 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LG화학은 양극재 등 배터리 소재 분야서만 세 자리 수 규모의 직원 채용에 나섰다. 2019년 첨단소재사업본부가 출범한 이래 단일 규모로는 최대 규모다. 이를 통해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양극재 등 배터리 소재를 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LG화학은 현재 배터리 소재 분야 육성을 위해 공장 증설과 신규 착공 등을 통해 관련 생산 능력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청주 공장에 3만t 규모의 신규 증설을 진행 중이다.

    청주 공장 증설을 비롯해 올해 말 착공 예정인 연산 6만t 규모의 구미공장까지 완공되면 LG화학의 양극재 생산능력은 지난해 말 약 4만t에서 2026년 26만t 규모로 7배 가량 확대된다. 

    여기에 LG화학은 올해 초 ▲방열접착제 ▲BAS(Battery Assembly Solution) ▲음극 바인더 ▲양극 분산제 ▲전해액 첨가제 등 여러 사업부문에 산재되어 있던 배터리 소재 관련 사업의 역량과 자원을 첨단소재사업본부로 통합해 성장 잠재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와 더불어 분리막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물적분할해 설립한 분리막 제조업체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는 중국과 폴란드에 생산망을 구축 중이다. 

    SKIET는 지난 3월 1조1300억 원을 투자해 폴란드에 3, 4번째 분리막 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올 3분기(7∼9월) 착공해 2023년 말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SKIET 오는 11일 상장을 통해 실탄을 마련하고 적극적인 투자를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분리막 시장은 전기차 대중화와 함께 2025년 약 160억㎡까지 시장 규모가 빠르게 확대될 전망으로, 앞으로 2,3년 내에 공급 부족 현상이 예고된 상태다.

    이처럼 국내 배터리 업계가 소재 육성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가격 경쟁력을 높이려는 의도가 짙게 깔려있다.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 완제품을 직접 생산하려 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소재 내재화에 따른 공급망 확보로 공급단가를 낮출 수 있고 외부 공급사와의 가격협상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를 통해 완성차 업계의 배터리 자립 확대 움직임에도 적극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폭스바겐, 제너럴모터스(GM)에 이어 포드까지 배터리 내재화를 공식 선언한 상태다. 향후 완성차 업계와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한 만큼 자체적으로 경쟁력 높이기는 불가피할 수 밖에 없다.

    이와 함께 배터리 소재를 새로운 먹거리로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 배터리 산업은 ‘제2의 반도체’라로 불릴 정도로 향후 높은 성장이 점쳐진다. 이에 양극재, 분리막 등 핵심소재 역시 고성장이 이뤄질 수 밖에 없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80만대 수준인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연평균 21%씩 성장해 2030년에는 4000만대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순수 전기차(BEV) 시장은 연평균 30%씩 고성장해 2030년에는 3400만대 규모로 커져 전체 전기차 시장점유율의 84%를 차지할 것으로 관측됐다. 

    이런 성장세에 수요과 공급을 초과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2025년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수요는 1257기가와트시(GWh)에 이르지만 공급은 1097GWh에 그칠 것으로 보여 처음으로 배터리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됐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업계는 가격경쟁력을 높이고 새로운 수익 창출을 통해 배터리 소재 투자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