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점 PB로 시작해 10년 이상 상품개발 베테랑 전문직군 밀집 서초WM센터, PB별 역량+협업 강조 주니어PB 다방면 경험 필요, 능력 키울 기회 제공해야 법인고객 대상 맞춤형 자산관리, 그룹 네트워크 시너지
  • ▲ 김현엽 하나금융투자 서초WM센터장. ⓒ정상윤 기자
    ▲ 김현엽 하나금융투자 서초WM센터장. ⓒ정상윤 기자
    “10년 이상 상품개발 경력 덕분에 어떤 운용사를 신뢰하고, 어떠한 상품을 가입해야 하는지 스크리닝 과정에서 판단이 됩니다. 상품을 깊이 있게 진단할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큰 강점이죠. 앞으로 자본시장에선 옥석을 구별할 줄 아는 능력이 더 많이 요구될 것이며, 젊은층에 이러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도 정말 중요합니다.”

    김현엽 하나금융투자 서초WM센터장은 지난달 30일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금융환경 변화에 따라 강조되는 프라이빗뱅커(PB) 역량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김 센터장은 오랜 기간 금융상품 개발 업무를 맡아온 베테랑 중 베테랑으로 통한다. 1998년 10월 하나금융투자의 전신인 대한투자신탁에 입사해 영업점 PB로 3년간 근무한 뒤 본사에서 10년 넘게 상품개발 업무를 맡아왔다. 이후 신촌지점에서 4년간 PB로 활약했으며 재차 본사로 들어가 금융상품추진실 마케팅부서장을 지냈다. 올해 1월 서초WM센터장으로 발령받았다. 

    김 센터장은 “2008년 리먼브라더스 파산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기 전까지 국내 간접투자 자산 시장이 급격히 성장했던 시기였다. 당시 대부분 운용사들과 접촉해 상품개발 과정에 참여했다”며 “운용사의 인지도나 운용 역량 등을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 상황별로 어떤 상품이 괜찮고 어떤 운용사가 좋을 지 읽혀진다”고 전했다.

    그는 사모펀드 이슈로 금융시장의 신뢰가 떨어진 점도 이러한 능력 부재와 무관치 않다고 진단했다. 김 센터장은 “최근 몇 년 사이 전문사모운용사가 우후죽순 생기면서 운용 역량을 제대로 검증할 수 없는 환경이 조성됐다”며 “이들이 상품 스킴(전략)만 강조하다 보니 판매사들 입장에선 스크리닝 과정에서 많은 애로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랫동안 상품개발 업무를 하다 보니 이러한 사항들을 더 깊게 살펴볼 수 있었고, 고객들의 자산관리에도 큰 도움이 됐다”며 “앞으로 PB들의 능력 중에서도 옥석을 가리는 안목이 점차 강조될 것”이라고 밝혔다. 
  • ▲ 김현엽 하나금융투자 서초WM센터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구 소재 서초WM센터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김현엽 하나금융투자 서초WM센터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구 소재 서초WM센터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김 센터장이 이끄는 서초WM센터는 법조, 병원, 기업 등 전문직군이 밀집된 지역에 위치해 있다. 10년 넘게 업무 경험을 쌓아왔지만, 끊임없이 발전하지 않으면 고객 자산관리는 쉽지 않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그는 “지역적 특성도 적지 않지만 저보다 금융상품과 시장에 대한 지식이 깊은 고객분들도 굉장히 많다. 오히려 상품 관련 의견을 주고 받으면서 제가 자산관리를 배우기도 한다”며 “PB들 역시 꾸준히 전문성을 키우지 않으면 고객들의 니즈를 맞출 수 없다”고 짚었다. 

    증권사 PB의 영역은 국내주식부터 해외주식, 파생, 금융상품뿐 아니라 기업 대상으로 대출, IB 비즈니스 컨설팅까지 포함된다. 나아가 외국인을 상대로 할 경우 국제적 역량도 요구된다. 서초WM센터 PB들도 전문성을 갖고 자산관리 영업에 집중하고 있지만, 이들 간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그는 “전문 분야의 영역들이 결합했을 때 가장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코웍(협업)을 매우 강조한다”며 “증권뿐 아니라 그룹 내 코웍도 활발히 이뤄지면서 하나금융그룹이 원 컴퍼니로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주로 법인 고객을 관리하는 김 센터장의 업무 능력도 배가시키는 요인이다. 서초WM센터의 법인 고객 확대는 김 센터장이 올 초 설정한 추진 방향 중 하나로 꼽힌다. 

    자체적으로 발굴하는 법인 고객도 있지만, 그룹 내 리소스(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강점이라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기업 오너 중 은행만 거래하는 고객이 있다. 해당 기업이 상장 니즈가 발생할 경우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증권사와의 상담이 연결된다. 이때 기업공개(IPO)부서와 함께 상담을 진행하면서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김 센터장은 “법인 고객들의 유동자산도 굉장히 많은 편이다. 대부분 회사 자산이기 때문에 투자하기 전까지 안전하게 포트폴리오를 설계한다”며 “반대로 투자를 원하는 기업의 경우 주식, 채권부터 ETF(상장지수펀드) 구성 여부 등 일괄적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짜서 기대 수익률을 맞추고 운용하는 것”이라고 했다.
  • ▲ 김현엽 하나금융투자 서초WM센터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구 소재 서초WM센터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김현엽 하나금융투자 서초WM센터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구 소재 서초WM센터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아울러 김 센터장은 주니어PB 육성 필요성도 강조했다. 과거 신촌지점 근무 시절 인근 대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PB직무 관련 교육도 구상했으나, 사실상 업무가 바쁜 탓에 생각에 그친 아쉬움이 있다. 서초WM센터 역시 PB들의 평균 연령이 높고 주니어PB가 별로 없는 상황이다. 

    그는 “주니어PB가 시장에서 인정받기까지 최소 3~5년 기간이 소요된다. 경륜이 요구되는 직무인 만큼 경력 PB들이 회사에 기여하는 부분이 크지만, 주니어PB 육성도 필요하다”며 “패기 있고 젊은 세대의 채용 기회를 넓히고, 이들을 양육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인재로 키우는 것도 사회적 책임 중 하나다. 차분히 실력을 키워 전문가로 성장한 PB들이 건전한 금융시장을 이끄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