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산유국들 사이 증산 합의가 이뤄지면서 급락했다.
14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거래일에 비해 배럴당 2.12달러 하락(-2.81%)한 73.13달러에, 중동산 두바이유는 0.36달러 오른 74.7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북해산 브렌트유는 전거래일대비 1.73달러 내린 74.76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잠정적으로 증산에 합의했다는 소식에 급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OPEC을 이끄는 사우디아라비아와 2주 가까이 대치한 UAE가 정책 공조에 합의했다. UAE는 기준 생산량을 높여 추가 증산의 여유가 생겼다.
WSJ에 따르면 UAE의 기준 생산량은 내년 4월부터 하루 평균 365만배럴로 상향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UAE는 기존 생산량을 320만배럴에서 380만배럴로 높여 달라고 요구했다.
사우디와 UAE의 협상이 잠정 타결되면서 OPEC+(OPEC 및 10개 비회원 산유국 협의체)의 추가 증산과 감산 연장이 합의될 것으로 예상한다.
8월부터 매달 하루 평균 40만배럴씩 증산하되 기존의 감산안은 내년 4월에서 12월로 8개월 연장하는 안이 잠정적으로 타결된 것으로 보인다.
UAE 측은 이 같은 보도에 "합의가 완전히 이뤄진 것은 아니다"라고 했지만, 시장에서는 OPEC+가 절충점을 조만간 찾을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는 분위기다.
필 플린 프라이스퓨처스그룹 선임 애널리스트는 "최종 합의에 도달한다면 생산 전쟁이 전면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공포는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휘발유 재고가 예상과 달리 늘면서 유가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휘발유 재고는 100만배럴 증가해 180만배럴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과 정반대였다.
다만 미국의 원유 재고는 790만배럴 줄어 8주 연속 감소했고, 예상 감소치 440만배럴보다 더 많이 줄었다.
중국의 상반기 원유 수입이 전년동기대비 3% 감소한 점도 유가 하락에 일조했다.
수입 쿼터 부족, 정유 관리, 유가 상승에 따른 매수 억제 등으로 중국의 원유 수입이 2013년 이후 처음으로 위축됐다.
유라시아그룹은 "중국의 원유 수입이 줄었다"며 "치솟는 유가가 정유사의 이익마진을 갉아먹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