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사업 부진 영향 2Q 영업익 감소 불가피'화학-윤활유' 스프레드 개선 실적 뒷받침'배터리-리사이클' 등 성장 전망에 시장 기대치 상향도
  • ▲ SK이노베이션. ⓒ성재용 기자
    ▲ SK이노베이션. ⓒ성재용 기자
    SK이노베이션의 연간 영업이익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2분기에는 재고평가 이익 감소로 전분기대비 소폭 감익이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단기 실적 이슈보다는 최근 SK이노베이션이 최근 'Story Day'를 통해 발표한 중장기 전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Carbon to Green'을 골자로 한 회사 체질 변화 선언으로 신 성장 동력인 배터리 부문과 리사이클링 사업이 본격 성장할 것이라는 평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 실적 전망 분석 결과 SK이노베이션은 2분기에 연결 기준 매출 10조5292억원, 영업이익 4539억원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은 2분기 연속 회복세를 이어가면서 2020년 1분기 11조1629억원 이후 5개 분기 만에 10조원대로 복귀할 전망이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 -4397억원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하겠지만, 전분기 5025억원에 비해서는 9.66%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정유는 영업이익이 감소하겠지만 화학과 윤활유 부문에서 호실적이 기대되고, 배터리 부문 적자 축소도 긍정적으로 기여할 전망이다.

    재고 관련 이익 감소로 정유 부문은 감익이 예상된다.

    CDU 가동률이 여전히 70% 수준에 머물고 있고, 휘발유 마진은 강세를 보이긴 했으나 중간유분의 지지부진한 흐름으로 래깅 정제마진이 전분기에 비해 소폭 낮아지면서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재고평가이익이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1분기 반영된 수준에는 못 미칠 전망이다.

    화학은 벤젠, PX 등의 강세로 스팟 가중 평균 스프레드가 상승하면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윤활유 부문도 호실적이 예상된다. 윤활기유 상승세가 이어졌지만 LSFO(저황연료유) 하락으로 스프레드가 대폭 확대되면서 전분기에 이어 또 한 번 사상 최고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부문은 LG에너지솔루션과 소송 비용에도 E-GMP向 출하량 증가와 가동률 상승에 따른 고정비 부담 완화로 매출액 증가와 적자 폭 축소가 기대된다.

    하반기에는 주요 국가들의 경제 활동 정상화에 따른 중간유분 수요 강세, 배터리 적자 규모 축소 등으로 정유 및 배터리 부문 실적 개선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연간 매출액은 43조717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한 발 더 다가갈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의 2017~2019년 매출액은 평균 49조7113억원이다.

    영업이익은 전년 -2조5687억원에서 반등, 1조8935억원으로 추산됐다. 코로나 이전 수준인 2018년 1조8908억원을 상회할 전망이다.

    최주욱 한국기업평가 전문위원은 "올해는 유가 상승에 따른 대규모 재고 시차 효과 반영, PX 스프레드 상승 추이, 윤활유 부문 이익 창출 규모 제고, 하반기 중심의 완만한 수요 회복 등에 힘입어 전년대비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Story Day'에서 탄소 사업에서 그린 중심 사업으로 회사 정체성을 완전히 바꾸겠다는 '파이낸셜 스토리' 완성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Story Day'에서 탄소 사업에서 그린 중심 사업으로 회사 정체성을 완전히 바꾸겠다는 '파이낸셜 스토리' 완성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업계에서는 최근 SK이노베이션이 Story Day를 통해 발표한 중장기 사업 전략과 투자 계획, 방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향후 5년간 30조원 투자를 통해 그린 자산 비중을 2020년 30%에서 2025년 70%로 확대할 계획이다. 부문별 투자금액은 배터리 18조원, 분리막 5조원, 그린 트랜스포메이션(기존 사업) 7조원 등이다.

    'Carbon to Green'을 위해 투 트랙 전략을 내세웠는데, 그린 앵커링의 경우 배터리, 분리막 사업의 공격적인 생산능력 확대를 통한 성장 전략 외에도 배터리 리사이클을 통한 원가 절감, 친환경 생산을 강조했다.

    배터리 부문은 생산능력을 2021년 40GWh에서 2025년 200GWh, 2030년 500GWh로 확대할 계획이다. 수주 잔액은 1분기 기준 600GWh(약 80조원)이며 포드 물량을 포함하면 1000GWh까지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 대표는 "내년 말에는 월 판매량에서도 세계 3위로 올라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가장 안전하고, 가장 빠르게 충전하고, 사장 오래 쓸 수 있는 배터리를 추구하고 있으며 특히 안전은 그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라면서 "이것이 SK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에서 화재사고가 단 한 번도 없었던 이유이자, 수주가 급증한 배경"이라고 강조했다.

    분리막 부문도 공격적인 증설을 통해 생산능력을 2021년 14억㎡에서 2025년 40억㎡로 확대할 계획이다. 분리막 시장에서 세계 1위의 기업 위상을 확고히 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니켈, 코발트, 망간 등 이미 회수율이 높은 메탈 외에도 수산화리튬 회수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원가 측면의 경쟁력 우위를 확보할 방침이다. 이를 활용하면 최초 리튬 채굴시 발생하는 탄소를 40~70%까지 줄일 수 있어 획기적인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밖에 전기차 외에도 ESS, 플라잉 카, 로봇 등으로 배터리 적용 영역을 확장하는 한편, 배터리를 기반으로 하는 신규 사업도 개발해 집중 육성키로 했다. 배터리 생애주기를 연구해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BaaS(Battery as a Service) 플랫폼 사업이 있다.

    그린 트랜스포메이션은 기존 석유·화학 사업에 대한 내용으로 △폐플라스틱 재활용 △친환경·고기능 소재 등의 비중 확대가 핵심이다. 2025년까지 리사이클 생산능력을 90만t 확보해 친환경 제품 생산 비중을 8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은 "플라스틱은 유리나 강철 등에 비해 생산 과정에서는 친환경적이지만, 리사이클 비율이 낮은 것이 문제"라며 "재활용과 친환경 소재 기업으로서 플라스틱 이슈를 위기가 아닌 성장 기회로 삼아나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필요 투자자금 마련과 재무건전성 저하에 대한 고민은 지속될 전망이다.

    1분기 기준 SK이노베이션의 부채비율은 180%이며 차입금의존도는 89.8%로, 지난해 1분기에 비해 45.0%p, 15.4%p 높아지면서 1분기 기준 2018년부터 3년 연속 악화됐다.

    SK이노베이션은 SK루브리컨츠의 지분 매각에 이어 향후 IPO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자회사들도 지분 매각, 파트너링, IPO, 자산 효율화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 옵션을 지속 검토 및 실행할 계획이다.

    최주욱 전문위원은 "향후 석유사업 부문의 완만한 마진 회복, 배터리 부문 손실 규모 축소 등으로 재무구조가 점진적으로 회복될 가능성은 존재하지만, 확충된 자금 대부분이 신규 투자와 합의금 지급으로 유출될 가능성이 큰 만큼 중기적으로 채무 감축을 통한 뚜렷한 재무구조 개선에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