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이어 대기업 접종 백신도 변경… 政, 화이자 돌려막기 ‘급급’분산 예약보다 중요한 물량 확보 ‘시급한 숙제’ 당국, 접종 일정 대폭 수정 불가피… 11월 집단면역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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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호언장담하던 백신접종 계획이 모더나 수급 문제로 틀어지고 있다. 이른바 ‘화이자 돌려막기’로 연명하는 중으로 3분기 전체 일정이 혼란에 빠졌다. 다음 달부터 40대 이하(18~49세) 1700만명 접종이 관건인데 모든 것이 불투명하다.청와대는 지난해 12월 문재인 대통령이 스테판 반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와 화상통화를 통해 총 4000만회분 공급을 확정을 지었다고 발표했지만, 지금까지 들어온 물량은 115만회분 수준이다. 결국 더딘 수급에 이어 생산 문제까지 발생해 국내 집단면역의 발목을 잡고 있다.27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에 따르면 모더나사는 우리 정부에 백신 생산 관련 문제를 통보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비공개에 부쳐졌으나 국내 수급 문제가 현실로 다가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추진단 측은 “모더나에서 생산 관련 이슈가 있다고 통보했다”며 “일부 일정이 조정될 수 있으며 사실관계가 파악되는 대로 공개할 것”이라고 언급했다.당국은 불과 2주 전만 해도 50대 전체가 2차까지 접종할 수 있는 수준의 모더나 백신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발표했지만 희망고문에 불과했다.애초에 50대 접종은 모더나로만 진행하려 했는데 수급 일정이 꼬이자 수도권은 화이자로 변경됐다. 또 내달 초에는 지역과 상관없이 화이자를 맞아야 하는 상황이다.비수도권에 거주 중인 접종대기자 A씨는 “수도권은 화이자를, 비수도권은 모더나를 맞추겠다는 질병관리청의 발표가 또 바뀐 상황이다. 모더나를 가져오지도 못하면서 델타 변이 대응에 있어 모더나가 효율적이라는 발표를 왜 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오늘(27일)부터 삼성전자 등 대기업 사업장 40여 곳에서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자체 접종이 진행되는데, 이 역시도 모더나에서 화이자로 바뀌어 접종이 진행된다. 사업장 자체 접종 대상자는 30만명이 넘는다.◆ 18~49세 분산 예약·접종 방식… 물량 확보 없으면 ‘헛수고’정부는 대통령까지 직접 나선 모더나 4000회분 확보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전체 물량의 3% 수준만 도입된 상황이다. 결국 이 문제가 약 1700만명 접종이 예고된 18~49세 일정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추진단은 오는 30일경 18~49세 백신접종 계획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애초 국민께 약속드린 11월 집단면역 달성에 차질이 없도록 접종계획을 보완해 조만간 소상히 밝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그러나 수급 문제가 풀리지 않는 이상 마땅한 해답은 보이지 않는다. 9월 이후로 시기를 뒤를 미루거나 ‘남은 백신 돌려막기’로 소규모 접종을 택할 수밖에 없다. 분산 접종 예약 역시 공급이 원활할 때나 가능한 얘기다.◆ 3분기 일정 전면 재조정될 듯… 접종 사각지대 여전앞서 추진단은 지난 23일부터 8월 31일까지 약 3100만회분의 백신이 도입된다고 밝혔는데, 이 중 코백스 물량을 제외하면 아스트라제네카(AZ), 화이자, 모더나 직계약 물량이 3000만회분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여기서 이미 AZ백신은 직계약 총 물량 중 절반 수준인 1000만회분 넘게 국내에 도입된 상태로 화이자와 모더나 도입이 핵심이다. 주기적 공급이 어느 정도 보장된 화이자와 달리 모더나 수급 및 생산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에 전반적 일정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애초에 국내 백신 계획은 3분기에 쏠려 있었다. 대규모 접종을 통해 11월 집단면역을 형성하는 것이 핵심 과제였다. 그러나 모더나 사태로 모든 방향성이 안개 속에 갇혔다.이와 관련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 선구매를 못 한 여진이 쓰나미로 몰려올 가능성이 있다고 누차 경고했다”며 “18~49세 백신 사각지대를 풀지 못하면 가을철 재유행을 막을 길이 없다”고 우려했다.마상혁 경상남도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은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계약상 차이가 큰 것으로 보인다”며 “엉터리 백신 구매 결정라인은 뒤로 숨지 말고 명단이 공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